[기자수첩]PPL의 홍수

 최근 W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주방가구가 PPL(Product Placement)로 톡톡한 홍보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손창민, 신애라 주연의 SBS 인기드라마 ‘불량주부’에 주방가구를 협찬한 결과 판매량이 30% 가량 늘었으며 자사의 주방가구 전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도 드라마 방영 전보다 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PPL이란 원래 그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나 드라마 속 소품으로 등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좀 더 큰 의미로 보자면 PPL은 상품뿐 아니라 협찬 업체의 이미지, 명칭, 특정 장소를 노출시켜 무의식중에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는 광고 마케팅 전략이다. 제품을 노출시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인기 있는 스타를 통해 호의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 PPL의 목적이다.

 W업체의 PPL 전략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전자·금융·IT 등 기업군을 가리지 않고 드라마·영화에서 오페라·게임 등에까지 기업마다 PPL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굳이 그 수를 세보지 않아도 워낙 홍수를 이룬다. 돌리는 채널마다 특정 상품이 계속해서 나온다. 최근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모 업체의 휴대폰은 프라임 타임에 10여개의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1주일 동안 저녁 시간에 어느 채널을 돌려도 이 회사 제품 로고가 찍힌 휴대폰을 볼 수 있다.

 PPL은 기업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일 수 있지만 보는 사람들에겐 광고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 PPL은 다양한 광고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유도한다는 논문도 나와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최근 만난 한 제조업체 사장은 PPL을 하고 싶은데 장면당 200만원에 달하는 비용 때문에 고민된다고 말한 적 있다. 다른 한 업체 사장은 PPL을 위해 수억원의 투자를 했다고 한다. 조건마다 금액은 달라지겠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얘기다. 그래서일까. 회사의 로고는 물론이고 아예 기업문화마저 베끼는 경우도 잦다. PPL에 들어가는 비용는 소비자 주머니에서 나온다. 그래서 달갑지만은 않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