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태펀드` 전담기관 운영이 중요

 정부가 벤처기업 투자 지원을 위해 사용될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운용을 맡을 투자관리 전담기관을 결국 신설하기로 했다고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속담이 있듯이 투자관리 업무를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데 토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 모태펀드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용하기 위해서 이같이 결정했다는 정부의 설명을 믿으며 이에 대해 거는 기대도 크다.

 특히 모태펀드 투자관리 전담기관 신설로 업무 및 기능 중복 문제성이 높은 다산벤처는 폐지하는 대신 그 기능과 인력의 일부를 신설기관에 흡수하는 형태로 결정했다고 하니 말썽의 소지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기는 하다. 그간 모태펀드 운용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이해당사자들 간의 갈등이 펀드의 규모도 크지만 이보다도 운용기관에서 탈락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따른 것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간 관련기관 간 운용권 선정을 둘러싸고 빚어진 잡음을 말끔히 씻고 그야말로 하반기부터는 제2 벤처 붐 조성을 위한 대규모 벤처 투자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를 바란다.

 사실 1조원 모태펀드는 지난 1일 시행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오는 2009년까지 5년간 정부재정(4000억원)과 중소기업 진흥 및 산업기반기금(6000억원)을 통해 조성되는 벤처투자 재원이다. 정부가 그동안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이 잘못됐다는 반성에서 나온 새로운 벤처 활성화 방안으로,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에 출자해 다시 투자함으로써 실제 투자 규모보다 더 큰 금액을 벤처에 쏟아 붓겠다고 만든 것이다. 벤처를 키워내는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화해 건전한 벤처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펀드라 할 수 있다. 이런 펀드니만큼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벤처기업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물론 벤처자금은 조만간 대폭 늘어날 전망이기는 하다. 이 펀드와는 별도로 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등 정부 부처들이 벤처 지원을 위한 모태펀드를 서로 만들겠다고 야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신설 투자관리 전담기관이 이들 모태펀드 운용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신설 모태펀드 투자관리 전담기관이 펀드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펀드의 운용은 투자 대상에 대한 적합성과 높은 회수율이 생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운용할 모태펀드는 여기에 전략성과 정책성까지 겸비해야 한다. 투자 자금의 흐름은 아무래도 회수율과 회수 규모가 높은 사업에 쏠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부가 조성하는 모태펀드가 이런 기류에만 휩싸인다면 종전과 다를 바가 없다. 전략성과 정책성을 중시해야 할 모태펀드의 운용이 자금관리의 안전성만을 강조한다면 과거처럼 극소수의 검증된 곳에만 자금이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관리기관은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투자성과에 따른 보상이 연계되는 조직을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펀드를 출자 받을 벤처캐피털도 이제 스스로 투명하게 운용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모태펀드가 조성되는만큼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는 지난 셈이다. 거기다 의무 출자 비율도 대폭 완화됐고 사실상 손실부담도 덜게 됨으로써 될 성싶은 벤처를 골라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졌다. 이제 벤처 생태계 조성에 벤처캐피털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창투사 평가 결과도 일반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금을 낸 국민도 간접적인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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