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피기를 바라는 것.’
1950년대 영국의 한 신문기자는 우리나라 정치를 이렇게 빗댔다. 이 기자가 지금도 살아 있다면 지금 우리 정치를 보고 어떻게 평가할까. 정권에 반대한다고 총칼을 들이미는 일은 없으니 “내 말이 그릇됐다”고 말할까. 말과 논리가 아닌 몸싸움이 난무하는 의정활동을 가리키며 “내 말이 맞았어”라고 할까.
혹시 “장미는 피었지만 쓰레기통만큼은 여전해”라며 절반만 수긍할까. 정말 궁금하다.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을 ‘불가능한 일’로 표현하는 서구인의 눈에 우리나라는 정말 특이한 나라일 듯하다. 민주주의의 발전이 아니더라도 원조를 받은 나라가 채 50년도 안돼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경제발전까지 정말 불가능한 일이 많이 일어난 나라여서다.
지난주 미국 CBS마켓워치의 칼럼리스트 존 드보랙의 글이 화제였다. 그는 ‘삼성, CES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이라는 칼럼을 통해 8년 전 삼성을 방문해 들은 일화를 소개했다. 미국의 한 매장을 들른 이건희 회장이 점원에게서 “한국 제품은 쓰레기(Korean products are junk)”라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일로 이건희 회장이 한국제품의 이미지를 바꾸기로 결심했으며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급성장한 동기가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마 이 칼럼리스트는 ‘쓰레기’에 대한 삼성의 또 다른 일화까지는 모를 것이다. 우리나라가 액정표시장치(LCD)사업에 뛰어들었을 때의 일이다. 일본은 기술을 유출하지 않으려고 기초적인 정보도 주지 않았다. 그러자 우리 연구원들은 일본 LCD업체의 쓰레기장을 뒤졌다. 혹시라도 버린 문건을 얻을까 해서다. 삼성 LCD신화의 출발점도 결국 쓰레기장이었다.
요즘 너도 나도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렇다고 희망까지 잃어선 안 된다.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쓰레기 더미를 헤맨 연구원들을 떠올리면 어떨까.
한 가지 더. 존 드보랙은 “(이 회장이) 다시 그 매장을 방문하면 사방에 진열된 삼성 제품들을 보고 흡족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 이 회장이라면 8년전 삼성 제품이 그랬던 것 처럼 쓰레기 취급을 받는 중국 제품을 보려하지 않을까.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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