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하면 세계인들은 한국을 떠올린다. 누구나 한국이 인삼 종주국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인삼을 상품화해 세계 시장에서 돈을 버는 곳은 한국기업이 아니다. 다국적 제약회사 베링거 인겔하임의 자회사 파마톤이 인삼으로 큰 돈을 벌고 있다. 반대 사례도 있다. 바로 알로에다. 알로에는 한국이 본산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외국에 기술 수출은 물론이고 달러도 엄청나게 벌어들이고 있다.
유례 없는 승부가 펼쳐진 이번 미 대선에서 쟁점 중 하나가 줄기세포였다. 재선에 성공한 부시는 생명윤리를 내세우며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 입장을 취했다. 반면 케리는 “난치병 환자 치료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다 줄 줄기세포 연구를 부시가 방해하고 있다”며 대선기간 내내 부시를 공격했다. 아예 케리는 파킨슨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유명 연예인을 선거 연사로 모시고(?) 다녔다.
줄기세포 연구를 달가워 하지 않는 부시가 재선됐지만 세계 바이오 왕국이기도 한 미국이 줄기세포 연구에 소홀할 것 같지는 않다. 부시의 정책과 상관없이 이미 그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는 미 대학과 기업 연구소는 오래 전부터 줄기세포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최근 찬성 69% 대 반대 31%의 압도적 표차로 줄기세포 연구지원 법안을 가결하기도 했다.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단어인 줄기세포는 신체 내에 있는 모든 조직을 만들어 내는 기본적 구성요소다. 뼈, 근육 등 모든 신체기관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능세포이기 때문에 장차 의학혁명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황우석 교수 때문에 일약 세계가 알아주는 줄기세포 강국이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생명윤리 문제로 전면적 연구는 막혀 있다.
21세기는 IT만 가지고는 안된다. 바이오와 합쳐야 한다. IT와 결합한 바이오는 그동안 IT가 초래한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빅뱅을 초래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꽉 막혀 있는 상황이다. 답답하기 그지 없다. 줄기세포가 인삼 꼴이 나도록 내버려 둬서는 결코 안된다.
국제기획부·방은주차장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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