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위 사람들 릴레이인터뷰](4)한나라당 진영 의원

 “정부가 투자를 강요한다고 기업이 무작정 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투자는 이익을 위한 수단이죠.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강력한 통신산업 지원으로 발전해 왔다면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IT산업의 투자와 발전의 선순환구조를 돌리기 위해 진영 의원(54·한나라당)은 “정부가 사회에 팽배한 반기업 정서를 불식하고 투명하고 안정적인 정책을 제시해 기업이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환경 조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의 투자 지연에 대해 “사업전망과 정부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기존의 경쟁력 있는 기술과 비교해 차별화된 서비스나 이윤창출이 회의적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제 투자가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정보통신분야의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술평가와 시장전망에 대해 기업들이 앞뒤를 재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진 의원은 10여년간 국제협상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만큼 기업과 경제에 대한 남다른 시각도 묻어나온다. 기업과 시장의 활성화를 막는 정부의 불투명한 정책과 지나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게 기본 시각이다.

 그러면서도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강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영업정지에 대해 “불법 편법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 따른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넘겨질 수밖에 없다”며 “정통부 장관이 최근 밝힌 것처럼 형사처벌, 원인제공자 처벌, 신속처벌 등 3원칙을 철저히 시행해 부당 경쟁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통신시장 3강정책에 대해 “시장선두업체가 60%를 넘어서는 독점적 시장지배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원칙적으로 불공정 경쟁의 소지를 안은 시장의 문제를 개선, 건전하고 발전적인 경쟁을 유지하려면 정통부가 통신 3강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년 만의 디지털TV 논쟁 종결에 대해 “산업의 활력을 기대하지만 방송위, 정통부, 문화부로 나누어진 구조에선 제2의 DTV논쟁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불필요한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한 법·제도 정비, 정부조직 신설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과기부와 정통부에 대한 평가는 기본방향은 합격점이나 시행이 미흡하다는 입장. “정책 조정이 미흡했고, 현장의 요구와 기술을 정부가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나친 욕심으로 부처간 갈등을 일으키거나 통합하지 못한 것도 아쉽죠.” 진 의원은 과기부의 부총리 부처 승격에 대해 “단순한 조직확대로 접근해선 안되며 국가과학기술혁신의 책임을 맡긴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영 의원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 합격 후 10여년간 국제협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경제를 아는 법률 전문가로 통한다. 87년부터 94년까지 LG그룹 상임법률고문, 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정책특별보좌역을 거친 뒤 박근혜 전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사람이 자원인 나라에서는 두뇌를 이용한 산업만이 경쟁력 강화의 유일한 수단이므로 인재육성과 연구개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과기정위를 지망한 변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