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태길 전자관협동조합 이사장

　“전자상가 점포주들이 재산권 행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특히 상가에 투자를 희망하는 사람은 소유권 이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투자가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이번 집합건물 등기법 개정의 숨은 주역인 대구유통단지내 전자관협동조합 김태길 이사장(62)은 “등기법 개정으로 그동안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조합원들의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대구 전자관을 포함한 전국 전자유통상가들의 투자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본지 9일자 18면 참조

　김 이사장은 지난 2000년 대구종합유통단지 전자관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당시 조합원들이 지분등기로 권리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때부터 집합건물 등기법 개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후 2001년 4월부터 지역 국회의원인 박승국 의원(한나라당)과 함께 개별등기 개정추진위원회를 구성, 국회를 내집 드나들듯 오가며 등기법의 불합리성을 국회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원회에 등기법에 대한 의안을 상정했지만 일부기관의 부정적인 견해로 보류가 됐었다. 그후에도 그는 국회를 수시로 드나들며 법제처 파견직원과 국회 전문위원, 국회의원들에게 집합건물 점포주들의 고충을 설명하고 법개정 필요성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공무원들과 법조계 인사들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을 할 때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분들과 싸우기도 했는데, 제 나이를 보고 많이 참아준 것 같습니다.”

　집합건물 등기법 개정과 관련된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 이사장은 등기법이 불합리한 점이 많아도 다른 법에 비해 개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술회했다.

　“백화점식의 영업형태를 띠고 있는 대구유통단지 전자관의 점포주들이 상가 투자를 위해 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지분등기라는 이유로 융자를 못 받았었는데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조합원들의 권리가 보장받게 됐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 이사장은 또 “편법으로 운영해 온 전자유통상가 점포주들이 이젠 합법적인 법 테두리에서 좀더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 크게 위협받고 있는 전국의 오프라인 전자유통상가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