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R&D센터 유치에 총력전을

 세계적인 기업의 R&D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발벗고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산업강국으로 부상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의 가닥을 제대로 잡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 R&D 허브를 좌우하게 될 외국기업의 R&D센터 및 연구기관 유치에 거는 기대가 크다.

 물론 우리 정부가 나섰다고 해서 해외 유명기업의 R&D센터가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대다수 국가들이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R&D센터 유치에 나서는 등 비슷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한 중국의 경우 풍부한 노동력과 조세감면 혜택을 내세우며 인프라가 풍부한 상하이 푸둥과 선전 지역으로 다국적기업의 R&D센터를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으며 이미 GM 등 100여개 기업의 R&D센터가 진출해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도 후쿠오카에 비즈니스·의료복지·정보통신 특구인 일명 ‘아일랜드 시티’를 건설하고, 쓰쿠바연구단지 내에 설치된 ‘과학기술 국제교류 센터’까지 내세워 파격적인 조건으로 선진국의 고급 과학기술인력 유치에 나서는 등 다국적기업의 R&D센터 유치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다국적기업 R&D센터 유치에 나선 정부정책을 환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변화를 촉구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혁신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의 R&D 투자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이미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일부 산업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속속 개발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큰 것은 핵심기술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기술 수출입 금액은 2000년 기준으로 수출 2억달러, 수입 30억달러로 심각한 무역역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수출액 중 기술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0.1%인 반면 전체 수입액 중 기술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할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처럼 무역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것은 핵심기술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가 외국 선진기업의 R&D센터 유치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유치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가 클 뿐 아니라 고급기술인력을 확보하는 등 기술 수준을 한단계 이상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외국기업의 R&D센터를 유치한다고 곧바로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기업의 기술개발 구조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새롭게 전개되는 기술환경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기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돈과 노력이 훨씬 앞서는 국가를 제치고 동북아의 R&D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발로 뛰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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