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날이다. 아날로그로 정보를 주고받는 전통적인 전기통신과 달리 디지털로 데이터를 포맷하는 정보통신 분야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인터넷 이용자는 2001년 말 2400만명을 넘었고 최근에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이동전화 가입자도 최근 3400만명을 넘어섰다. 컴퓨터 보급대수 또한 거의 최대치에 달했다.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부는 전자정부 구축사업에 나서 등기를 비롯한 각종 민원업무를 전산화해 국민의 편익을 높였으며 수출입 화물 일괄처리시스템 등을 구축,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증권거래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국민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특히 반도체·통신기기·통신서비스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이 급진전해 IT산업에서 창출한 부가가치가 90년 8조원에서 2000년 말에는 71조원으로 연평균 25% 성장했다.
실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고도성장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 같은 성장은 산·학·연 각고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보통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발한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또 정보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우리가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정보격차 해소 노력은 탁월했다.
이밖에도 인터넷의 활성화로 경제가 전자상거래로 이행될 것으로 보고 환경 조기 조성이나 제도 마련, 또 개인 정보보호 추진 등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정부의 정보통신산업 구조개선 분야에 대한 노력은 컸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민과 관의 많은 투자가 이뤄져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동시에 많은 기업이 어려움에 처함으로써 효율성이 높았는지 되돌아볼 점이 있다.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받은 두루넷이나 온세통신이 최근 어려움에 처했으며 이에 앞서 정부가 허가한 수많은 무선호출기사업자의 퇴출이나 여러 이동전화사업자가 몇 개밖에 남지 않은 점 등은 정부의 규제정책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초고속 정보통신 인프라의 양적인 확대는 세계적인 수준이라 하더라도 많은 사업자가 부실해진 것은 사회적 비용을 늘리고 그것은 결국 국민의 세금이 다른 데로 셀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정보통신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뒤져 있는 상태에서 시장 개방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정부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미래를 좀더 명확히 예측하고 산업계의 나아갈 길을 밝혔다면 그 결과는 지금보다 나을 수도 있었다.
이번 정부 들어서 정통부는 성장동력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수출을 통해 향후 5∼10년 앞까지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엔진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제 과거의 정보통신정책을 돌이켜보고 다소 미흡한 점을 보완하는 것은 과거의 눈부신 성과에 흠이 갈 일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바람직한 규제도 중요하지만 시장이나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 지향 구조를 갖춰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세계에서 몇 안되는 정부 부처로서 정보통신부의 활약을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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