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MB사업의 매력

◆박기순 아라리온 대표 kspark@aralion.co.kr

 

 요즘 경영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경제가 현재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소식일 것이다.

 특히 실물지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사람이 현상태를 98년 외환위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로 인한 심리적인 요소가 실물경제보다 더욱 심각해 경기를 더욱 위축시키는 순환고리를 만들고 있다.

 물론 이런 배경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회복조짐이 쉽게 보이지 않는 국내 경기,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증권시장과 같은 현실적 지표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현재의 심리상태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필요 이상으로 과대평가돼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최근의 현상이 우리 경제가 성장기반을 상실함으로써 나타나는 ‘구조적 불황’은 아니라는 믿음 때문이다.

 지난 98년과 비교해보더라도 국가경제의 펀드멘털이 건실해져 기업들이 외부적인 위협에 갑자기 노출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국내경제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대기업들이 그동안의 저금리 추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2000년을 전후로 생겨난 벤처기업들도 이제는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은 우리 경제의 일정부분을 담당해야 할 기존 산업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에서 희망의 싹을 읽어가고 있다.

 필자가 현재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작년부터 민관합동으로 시작된 중소기업 경영기반 개선활동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정보화’ 사업인데 중소기업들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의 새로운 발전엔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또한 나아가서는 이를 수요기반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 IT에 대한 검증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 산자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ERP 보급지원정책을 통해 외국계 대기업 중심이던 시장흐름을 일정 부분 바꿔냈다. 물론 급속한 시행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이런 정책은 중소기업시장(SMB)의 IT 수요기반과 함께 국내 기술의 확대를 위한 장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작년 이 분야의 추가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그 규모가 6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은 ERP 솔루션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스토리지도 그중하나다. 이 시장은 올해도 작년에 비해 10% 증가한 9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서도 SMB 분야가 새로 1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라리온 역시 SMB용 스토리지제품으로 올해 승부를 걸고 있는데 IT산업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나라마다 다른 특성과 사양을 요구하는’ SMB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낙관하고 있다.

 기존 스토리지의 주수요처가 금융기관이나 통신회사 같은 대기업들이어서 국내 신생기업들이 진입하기에는 ‘국내 기술에 대한 불신’의 장벽이 너무 높았지만 함께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적합한 제품을 적절한 가격’에 제공하는 SMB 비즈니스에 대한 매력이 매우 크다.

 물론 아라라온의 스토리지나 다른 기업들이 넘어야 할 난관이 매우 많지만 SMB시장의 성장은 관련 기업들에 뚜렷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현재의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한 전술적 접근 외에도 도약기반의 마련을 위한 장기적이고도 전략적인 사고가 반드시 필요함은 물론이다.

 필자 개인의 생각으로는 ‘위기’라는 단어에서 주어진 상황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현재의 어려움이 국내 IT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제는 기업들도 경기회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소극적 자세를 접고 경영활동을 통해 사회에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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