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IT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현재 전파진흥협회 산하기관으로 운영중인 IT수출지원센터를 IT수출진흥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보보호진흥원·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수출지원 업무를 통합하기로 했다고 한다.
IT수출진흥원을 민법상 재단법인화해 독립적 법인체로 운영하되 정보화촉진기본법에 설립근거를 마련해 특수법인으로 법적기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IT수출은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분야다. 그래서 그동안 IT관련 단체들이 이 분야에 지원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CDMA·반도체·TFT LCD는 세계 1위 제품으로 IT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시스템통합(SI)·온라인 게임·인터넷솔루션 등의 수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IT수출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한 248억달러에 이르렀고 올해말까지 50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7월중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0.5% 늘어나는 등 IT수출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정부가 IT수출진흥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IT수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여러 단체에서 산발적으로 추진하던 수출업무를 한 곳으로 통합해 더욱 강력한 지원체제를 갖춘다면 나름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IT수출진흥원이 탄생하면 국내 IT수출 경쟁력 향상은 물론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IT수출진흥원의 내년 사업계획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진흥원은 IT산업 수출지역 및 품목 다변화를 꾀해 글로벌 IT수출 마케팅을 추진하고 10대 수출유망품목에 대한 시장조사와 포스트 10대 품목을 발굴·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 IT시장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투자유치, 국내제품 해외홍보, 국내 IT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아시아지역의 IT수출 증진을 위해 아시아 주요국과 IT 민간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진흥원은 이와 함께 글로벌 IT코리아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있으며 유망 IT중소기업의 수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바이어 및 투자자 초청 IR행사를 비롯해 해외전시사업, 해외투자유치단파견 및 수출상담회,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각 단체가 수행하고 있는 IT수출업무를 한곳으로 통합하는 일이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각 단체의 IT수출 지원 및 중점추진 분야가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이들 기관의 설립주체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산하 단체라는 점은 같지만 소프트웨어진흥원은 국가가 설립한 기관이고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등은 민간단체라는 점에서 정부가 앞장서 IT수출진흥원으로 수출업무를 일원화하는 것은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사전에 유관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들의 반발이나 통합으로 인한 업무 차질이나 혼선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정부가 IT수출진흥원 설립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경우 민간단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IT수출 증대를 위해 추진하는 일이 자칫하면 기존 단체들 위에 또 하나의 수출단체를 만드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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