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회복 기미 뚜렷한 IT수출

 우리나라 IT수출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산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거나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올들어 상반기까지 우리의 IT 관련 수출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IT 관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성장한 211억62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적도 실적이지만 제품별 상승세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중국을 중심으로 CDMA단말기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LCD모니터, 위성방송수신기 등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제품별 실적을 보면 통신기기의 경우 이동전화단말기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24.7% 증가한 56억5000만달러에 이르렀으며 정보기기의 경우는 PC경기가 살아나지는 않았지만 LCD모니터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상반기까지 전체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늘어난 4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방송기기는 위성방송수신기가 수출을 이끌면서 상반기까지 4억17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5.7%의 증가세를 보였다.

 IT 수출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욱 좋아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 3월 이후, 4월 17.7%, 5월 19.2%, 6월 15.5% 등 IT 수출이 매달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도 반도체·이동전화 등 수출전략 제품을 집중 발굴·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수출실적 6위에 랭크됐던 중국이 올 상반기에는 모두 22억달러어치의 우리 IT 제품을 수입해 제2의 IT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한 것도 우리의 IT 수출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IT수출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않다고 해서 경기국면을 섣불리 낙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IT 수출 1위 국가인 미국은 상반기 중 IT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고 2위 국가였던 일본도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수출액이 대폭 감소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50억8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억5200만달러보다 10% 정도 줄어들었고 일본도 같은 기간동안 21.8% 줄어든 17억92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특히 IT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와 PC 등의 해외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것도 IT 수출의 낙관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우리나라 IT 수출은 수요가 크게 신장하고 있는 이동전화단말기 등의 수출과 PC교체시기 도래, 메모리 장착률 증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급속한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미국경제의 불확실성, 저가PC를 앞세운 중국 본격적인 경쟁참여 등으로 급격한 수출신장을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은 IT 수출경기가 호황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쟁력있는 제품개발과 마케팅활동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미국 등 특정국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수출지역을 다변화하는 것도 급선무다. 특히 제2의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 개발에 진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제2의 시장으로 개발했던 일본시장의 적극적인 공략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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