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전자는 이제 더이상 채무에 휘둘리는 법정관리업체가 아니라 차세대 영상가전부문에서 부상하는, ‘작지만 강한’ 최고가 될 것입니다.”
지난 3월 18일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아남전자의 신임사장으로 임명돼 100여일을 보낸 남귀현 사장(57)은 아남이 이미 재정 건실화와 구조조정의 기초를 마련하면서 이같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또 영상과 오디오로 대변되는 아남의 사업구조를 차세대 영상사업 위주로 전환해 나가기 위해 추진해온 다각적인 회사체질 개선작업에 대한 확신을 말한다. 구조조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직원들을 쫓아내지 않고도 정규 사원규모를 줄이고, 재정을 건실화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과거 전국의 400개 아남 대리점 가운데 절반이 부실채권을 짊어지고 악성부채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절반이 정리됐고 요즘은 약 50개 대리점의 채권정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는 잉여 사무인력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놓고 고민한 끝에 이들을 아남의 유통영업지원자로 역할을 바꾸도록 했다. 이들에게 향후 1년간 기존 급여를 보장하되 1년이 지나면 영업장 대상 유통 관리자로서의 리베이트만을 받도록 해 이들과의 윈윈을 통한 자발적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또 올해 안에 중국으로 이전하게 될 오디오 생산인력은 차세대 영상사업부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영상가전 시장의 흐름을 ‘컨버전스’로 요약하는 그는 작지만 강한 회사를 실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DVD와 VCR복합기가 성공했듯 TV, VCR, DVD 등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복합제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면 관세장벽을 극복하고 다양한 시장개척도 문제없이 이뤄나갈 것으로 봅니다. 소량 다품종 생산이야말로 아남 같은 회사의 장점이니까요.”
대우전자 영상부문장, 수출본부장, 구매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답게 이 분야의 흐름을 자신있게 짚어내는 등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비전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74년 국내최초로 컬러TV를 생산한 아남전자의 명성을 여전히 소비자들이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올해 2600억원의 매출에 100억원의 수익을 내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펼쳤다.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아남의 저력을 지켜봐 주십시오. 지난 74년 국내최초로 컬러TV를 생산한 것도 아남입니다. 월드컵기간에 라인 생산능력을 넘기는 호황 속에서도 절대 확고한 제품이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품을 출하하지 않았던 것도 소비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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