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을 개발할 경우 12년 이상의 기간과 6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기존 약을 이용한 약물전달시스템(DDS:Drug Delivery System) 연구는 3∼5년에 신약개발비의 10분의 1 정도 비용으로 새 제품을 내놓을 수 있어 국내 업체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슐린 전달체를 개발, 반향을 불러일으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서영 박사(46)는 국내 최고의 DDS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은 적용에 편리하고 약리 효과가 최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모양으로 가공돼 생체에 투여되지만 전달과정에서 약효가 떨어지거나 다른 부위로 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약물치료를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발현하고 약물이 가능한 한 작용부위에서 선택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약물의 생체내 활동을 각종 기술로 제어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이러한 분야가 DDS다.
정 박사는 “굳이 미사일에 비유한다면 약물은 미사일 속에 내장된 폭탄이고 DDS는 이 폭탄을 정확하게 목표까지 실어날라 타깃을 명중시키는 유도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먹는 인슐린도 이러한 DDS를 채용한 것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슐린의 경우 구성분이 단백질이어서 그대로 경구투여될 경우 위산 등에 의해 분해돼 흡수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관계로 정맥주사로만 약물을 투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환자들의 고통이 큰 관계로 먹는 인슐린 개발은 제약업계의 최대 현안이었다.
정 박사는 “10여개의 세계적인 제약업체가 먹는 인슐린을 개발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개발된 제품 중 가장 높은 흡수율을 보이는 제품도 불과 정맥주사 흡수율의 16%에 그쳐 상품성이 매우 낮았다”며 “이에 반해 이번에 개발된 먹는 인슐린의 흡수율은 정맥주사의 30%에 달해 상품화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먹는 인슐린 전달체 기술의 세계적인 시장가치는 현재 연간 약 5000억원에 이르며 2005년 이후 전세계 먹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최소 10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라며 “이번 전달체 개발로 거대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박사는 이번 먹는 인슐린 개발의 핵심이 된 나노구조물 기술을 이용해 성장호르몬과 골다공증과 관련된 칼시토닌 등 다른 단백질계 약물의 경구용 약물 전달체 개발을 위한 연구도 병행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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