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나노관련 교육시스템은 그동안 집중적으로 한곳만 파고드는 ‘I’자형이나 두 분야를 연구하는 ‘π’자형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양한 학문분야의 기초위에 집중적인 연구를 해나가는 ‘V’자형이나 ‘T’자형 인력 양성이 절실합니다.”
12일 개소하는 KAIST 나노과학기술연구소장을 맡게 된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50)는 “나노연구를 위해서는 학문 융합적인 연구분위기가 우선 만들어져야 한다”며 국내 나노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강점 분야를 선택한 뒤 ‘V’자형이나 ‘T’자형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KAIST내 나노 포럼인 나사모(나노를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어 격주로 주말 점심 미팅을 가지며 관련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신 교수는 IT나 BT, 화학, 물리 등의 근간에 NT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나노 지상주의자’다.
신 교수는 그래서 나노과학기술연구소의 운영위원 9명 모두를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했다. 학문 접근방법이 서로 다른 분야별 전문가가 모여 있다면 학제적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에서도 10개 분야 정도는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지만 이 가운데 3개의 선도기술은 KAIST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분위기에서는 차세대 학제간 융합형의 창의적인 인력 배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 교수는 “국내의 나노 관련 전문가가 1000명선은 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500명 정도밖에 안된다”며 “이런 인력은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투자규모로도 미국의 6억4000만달러(7000억원)와 비교할 때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인력양성과 투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나노기술 수준이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나노는 모방보다 창의적인 연구여야 하는데 우리는 경험이나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경쟁상대가 선진국이라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도체 프로세서 분야에 관한 한 세계 정상급이기 때문에 이 연장선상에서 나노 소재나 소자 분야에 중점 투자, 육성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습니다.”
신 교수는 과학기술부가 추진 중인 나노 팹과 관련, “미국은 차세대 인력양성을 위해 코넬대나 스탠퍼드대 등 대학내에 설치했다”며 “대덕연구단지의 경우는 전국의 중심지역으로 접근성이 뛰어나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4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5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6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7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8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