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들이 금융권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그같은 행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과 몇십만원을 갚지 못해 원하지 않게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의 경우 원금과 연체금을 모두 갚고 신용불량 상태에서 벗어나도 더 이상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쓸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은행연합회에 이 사람의 신용불량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이같은 사람들의 정보는 금융기관간에 서로 공유돼 금융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제도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카드사나 은행이 카드발급을 해주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핑계에 불과하다. 현재 은행대출금은 3개월 이상 10원이라도 연체금이 있으면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며 신용카드 대금의 경우에는 3개월 이상 5만원 이상의 연체가 있으면 신용불량자로 지정된다.
이 때문에 얼마 안되는 금액을 연체했다가 신용불량자로 찍혀 고통을 겪게 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불량 기록이 삭제되거나 사면된 후에도 여전히 과거 정보를 토대로 대출이나 카드발급을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관리하고 이로인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금융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은행이나 카드사 등의 금융권에 소액대출을 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이로인해 상당수 신용불량 경험자들이 사채 등 사금융을 찾게 되고 그러다가 또 다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용불량자로 찍힌 고객과는 거래를 하지 않으려는 금융권의 안이한 대응이 신용불량자를 계속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금융권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서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금융권은 이를 고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따라서 금융권의 이같은 횡포와 신용불량자의 양산을 막기 위해서는 신용정보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금융권이 과거 신용불량 정보를 중심으로 무조건 대출이나 카드발급을 한다면 실수나 순간적인 자금압박으로 신용불량 리스트에 올랐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구제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용불량 등록요건과 삭제 경과기간 등을 세분화해야 한다. 특히 금융권은 기존의 평가 방법에서 벗어나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 및 심사기법을 좀더 선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불과 수십만원의 연체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는 대부분의 서민도 금융권을 이용하는 고객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이창호 수원시 권선구 매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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