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再考 필요한 무역자동화

전자문서를 통해 종이 없는 무역을 추진하기 위한 무역자동화가 과점의 부가가치통신망(VAN)사업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게 돼 있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VAN을 통한 무역자동화는 과거에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유효했지만 이제는 웹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할 뿐 아니라 그것이 훨씬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업체에서 펴고 있는 “개방적인 웹 전자문서교환(EDI) 환경에서도 여전히 정부가 VAN 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한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한 점이 많다.

 그렇지만 현재 이용하는 VAN으로 무역자동화 업무를 보더라도 불편함을 못 느끼고 있다는 업체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역자동화 업무를 보는 수단으로 ‘웹이냐, VAN이냐’처럼 딱 부러지게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지난 91년 정부가 무역업무 자동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현재의 VAN사업자가 탄생하게 됐다. 정부와 VAN사업자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무역업무 자동화 실시 시기를 앞당겨온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가 지정한 VAN사업자는 약 10년 동안 무역업무를 처리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도 적지 않다. 신용장 개설이나 수출승인, 각종 계산 등을 쉽고 편리하게, 특히 안정성있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많은 정보를 업체들에 제공하기도 했다.

 그래서 기존 방식에 익숙해진 적지 않은 업체들은 다른 방식의 무역업무 처리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터넷 환경이 성숙되면서 무역자동화 업무도 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종전에 사용하던 방식이 익숙해 편리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최선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무역자동화를 웹사업자에게도 개방한다면 장점도 적지 않다. 웹을 통해 무역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도 적지 않고 그들은 통하면 전송료가 훨씬 낮아질 수 있다. 또 다양한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어 무역업무처리 시간도 줄일 수도 있다. 그러한 장점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뚜렷해질 것은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무역업무사업자를 VAN사업자에게 계속 맡겨둘 필요는 없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도 VAN을 통해 무역업무를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는 사업자들은 지정하지 않고 경쟁에 맡겨두고 있다. 또 그들조차도 조만간 웹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 정부는 무역자동화 업무를 개방, 무역업체에 VAN사업자나 웹사업자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정부는 무역업무 사업권을 한순간에 웹사업자에게 개방한다면 적지 않은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무역자동화 업무처리 사업권을 웹사업자에게 개방한다 하더라도 일정한 유예기간을 둠으로써 문제 발생 소지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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