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M 오유섭 사장

 “‘게임’이라는 만국어를 통해 전세계 청소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자리를 만들 목적으로 기획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오는 2004년에는 전세계 70여개국 1000여명의 e스포츠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만들겠습니다.”

 제1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ICM의 오유섭 사장(45)은 WCG를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은 세계 3대 빅 이벤트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이 게임이라는 단순한 ‘놀이’를 국제적인 스포츠로 발전시켜야겠다는 욕심을 갖게 된 것은 삼성전자를 휴직하고 KAIST에서 ‘테크노MBA’과정을 밟던 97년. 오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하트’라는 네트워크 윈도게임을 처음 접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혼자 이 게임을 했을 때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동료 또는 모르는 사람과 함께 즐길 때 그 재미는 비교도 되지 않았습니다. 비록 컴퓨터라는 매개체를 통해야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승부를 겨룬다는 차원에서 충분히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0년 1월. 오 사장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전자에서 마침 ‘게임올림픽’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이다. 평소 네트워크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던 오 사장은 꼬박 1주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획서를 작성했다. 게임올림픽의 성공 가능성, 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게임 네트워크망을 이용한 마케팅 효과 등. 오 사장의 사업계획서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며 별도 법인설립을 통한 지원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를 통해 ICM이 설립되고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올림픽인 WCG가 창설되게 된 것이다.

 지난 4일 조추첨이 있던 날을 오유섭 사장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오 사장이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올라서는 순간 37개국 400여명의 선수들이 모두 기립 박수를 보낸 것이다. 이때 그는 큰 희열과 함께 WCG를 국제적인 행사로 만들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오 사장은 내년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버금가는 ‘국제사이버올림픽위원회(ICOC)’를 창설할 계획이다.

 “앞으로 2∼3년간은 WCG가 세계대회로서 정착할 때까지 ICM에서 적극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세계적인 명성과 함께 안정적인 대회로 정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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