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어 걱정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이 잇따라 우리의 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물론 경제불황은 우리만 겪는 일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유럽 등 전세계가 겪는 일이다. 세계 경제가 큰 불황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예고된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성장률을 올들어 세 번째로 전년 대비 2.2%로 대폭 하항조정한 데 이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IT산업의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극심한 불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업계는 서둘러 불황 타개의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올 경상수지 흑자도 당초 정부가 예상한 100억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85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IT산업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사상 최고인 23.2%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정체라고 할 수 있는 1%대에 머물 것이란 예측이다. 신경제의 주축으로 우리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IT산업이 제자리에 머문다면 우리 경제의 조기회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IT 경기침체와 D램 반도체 가격폭락 및 PC 수요감소, 미국테러사태 등 외부 변수가 많아 자체적인 우리 경제 성장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이런 불안요인들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의 불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ETRI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IT산업이 2003년 국내총생산(GDP) 비중에서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는 등 자타가 인정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TRI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와 정보보호 소프트웨어 시장의 급속한 성장, ASIC·플래시메모리·홈PNA·DVD 등 신기술의 확산 등을 그 요인으로 들었다.
ETRI는 지금 우리 거시경제지표의 악화와 반도체 가격폭락, 달러화 약세 조짐 등 악재가 산재해 있어 정부 차원의 특단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나 기업들은 세계 경기불황에 대비해 나름대로 경기회생에 노력해왔지만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우리 노력의 한계와 함께 근원적으로 세계경기가 장기불황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GDP의 절반 가량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우 최근 미국의 철강산업 피해 판정과 일본의 한국산 메모리반도체애 대한 덤핑조사 방침 등으로 수출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수출전선이 무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정부와 업계는 특단의 대책 마련으로 침체된 수출전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수출구조를 기술집약적으로 바꾸고 기술개발과 일류제품 생산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이제는 기업경쟁력 제고와 경제 회생에 지혜를 모아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업도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이 같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저성장에서 조기탈출할 수 있는 강건한 경제 체질을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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