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시스템을 비동기식으로 채택해 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 동기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 바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 비동기식인 WCDMA를 유일하게 표준으로 도입하거나 또다른 방식을 채택할지 아직 모르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중국 신식산업부가 IMT2000 시험운용장비를 도입하기 위한 입찰을 실시하면서 WCDMA 방식을 채택한 것은 아무래도 동기식보다는 유럽식인 비동기식으로 기울 가능성이 큰 것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이 동기식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우리 정부가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도 동기식 표준을 버리지 않은 것도 중국이라는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중국은 지난 91년 이동전화 가입자가 4만8000명이었으나 그후 거의 매년 100% 이상의 신장률을 보여 지난 7월 현재 1억2060만명에 이를 정도로 거대해졌다. 1억2010만명으로 추정되는 미국보다 가입자가 많은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통계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중국이 이동전화의 세계 최대 시장임은 날이 갈수록 확연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이제 이동전화 가입자 비율이 13억 인구의 9%에 불과해 그 시장잠재력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 중국 시장이 우리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동기식이 아니라 비동기식으로 표준을 정한다면 우리는 중국 시장의 상당히 많은 부분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중국이 전격적으로 유럽식인 동기식 IMT2000 장비를 채택한 것은 우리로서는 충격이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그 같은 방식을 채택해 입찰을 실시할 때까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다. 그것은 정부수집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정부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정부 혼자 지니고 있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부는 그것을 공개해 민간부문과 함께 대응책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 여러 모로 나았을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도 사안이 중요한 만큼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을 것으로짐작한다. 그랬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알았어야 했고 그랬다면 대책을 세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동기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그것에 대해 준비해온 우리 업체들은 비동기식에는 아무래도 승산이 없어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우리가 공들여 가꿔온 것이 동기식 장비와 단말기인데 중국 시장이 그것을 포기한다면 대부분의 시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제라도 중국 정부에 동기식이 어느 정도 관철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성이 있다면 최대한 협조를 끌어내어야 하겠다. 또 유럽의 노키아나 에릭슨, 미국의 모토로라가 현재 중국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힘을 쏟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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