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콤 김영한 사장

"통신용 계측기 내수시장은 연간 3000억원 규모를 넘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시장을 언제까지 외산업체들의 잔칫상으로 내버려둘 수는 없지요."

미디어콤의 김영한 사장(59)은 국내 최초로 휴대폰의 음성통화품질을 측정하는 `큐매니저(Q-Manager)`시스템을 개발, 국내 통신용 계측기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영한 사장이 2년에 걸쳐 개발한 큐매니저는 최대 12개의 휴대폰을 한데 물려 통화 및 음성품질을 측정할 수 있어 이동통신업체들의 통신망관리 업무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인간이 귀로 듣는 감성적인 통화품질을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하는 미디어콤의 계측기술은 세계에서도 경쟁업체가 2, 3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나다.

김사장은 사실 기술력확보에 한이 맺힌 사람이다. 그는 미디어콤 창업이전 오랫동안 대기업의 가전기기 조립하청을 하면서 언젠가 내손으로 개발한 첨단제품을 세계시장에 팔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유망해 보이는 통신계측기시장에 무턱대고 뛰어들었지만 참 막막하더군요. 주위에선 무리한 자체개발 대신 핵심부품의 수입을 권했지만 외국회사 좋은 일 시키며 남은 인생을 보내기에는 자존심이 용납치 않았습니다"

김 사장은 취약한 계측핵심기술을 산학연계로 해결하기로 하고 카이스트와 함께 음성통신을 측정하는 큐매니저와 통신교환기 내부에 들어가는 음성품질 측정장비를 잇따라 개발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연말까지는 IMT2000서비스의 영상품질까지 측정하는 차세대 통화품질 계측기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통화서비스 품질측정장비 개발에 주력해온 미디오콤은 통신용 계측기분야에서 국내업체로는 드물게 분투하고 있다.

"계측장비는 신뢰성이 생명입니다. 수십년의 역사를 지닌 외국계측기업체를 몇년내에 따라 잡겠다는 허망한 꿈은 꾸지 않습니다. 그러나 통신용 계측기 내수시장을 외산업체들이 독식하지 않도록 국내계측기 관계자들이 더 한층 노력해야 합니다."

미디어콤은 휴대폰 통화품질 측정기와 관련장비를 합쳐 올해 60억원대 매출을 올려 국내 CDMA 계측기시장 점유율도 6%선으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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