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자연과 우주를 더 깊이 탐구하는 과학도 궁극적으로 신의 섭리를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종교없는 과학은 인류에 흉기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미래의 과학기술자를 육성하려면 어릴 적부터 과학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도서보내기 운동인 사이언스북 스타트운동이 전국민의 운동으로 확산됐으면 합니다.”

 과학기술계가 과학기술 대중화운동의 하나로 펼치고 있는 사이언스북 스타트운동의 상임대표직을 수락하고 17일 첫 회의를 주재한 김수환 추기경은 “이 운동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의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종교와 과학이 이질적이기는 하지만 과학이 발전해서 결국 우주의 신비, 생명의 신비를 풀어냄으로써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만큼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학과 종교가 상치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종교가 과학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카톨릭의 대표적인 사건인 갈릴레오사건과 관련해서 교황이 이를 사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우주의 많은 별들 가운데 육지와 바다를 가진 곳은 지구밖에 없고 우리는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당연한 이치를 최근 대중물리잡지를 통해 새삼 깨닫고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김 추기경은 “사이언스북 스타트운동을 통해 시골이나 산간오지에 있는, 과학기술을 잘 접하지 못하고 있는 소외된 학생들에게 조만간 찾아가 과학도서를 직접 기증하겠다”며 “북한도 우리땅인 만큼 운동이 가속화되면 기회를 보아 북한 어린이들에게도 책을 전달하러 가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부가 주관이 돼 본격 추진하고 있는 사이언스북 스타트운동은 과학기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과학기술도서를 어린 학생들에게 보내 어릴 때부터 과학기술을 접하고 과학자로서 꿈을 갖도록 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오는 6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자 등 3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공동대표단에는 상임대표인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김시중 과학기술포럼 이사장, 김병수 과총 회장, 김우식 연세대 총장, 김종량 한양대 총장, 최덕인 KAIST원장, 한인규 과학기술한림원장, 김정욱 고등과학원장 등 과학계 인사들과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여하고 있다.

 김 추기경은 “이 운동에 과학기술자는 물론 전국민이 적극 참여해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나라가 좀더 발전하도록 하자”며 “어느 과학자가 전해준 ‘사이언스 오브 갓(science of God)’을 꼼꼼히 읽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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