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상마찰과 대책

국산품에 대한 외국의 통상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렵게 되자 나라마다 자국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경기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수출의 효자 노릇을 했던 IT업계조차 수출여건 악화로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이같은 외국의 통상압력에 우리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상품의 외국진출은 지금보다 더 어렵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나아가 국가경제 성장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가뜩이나 국내경기가 침체돼 국가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요즘, 외국의 통상압력이 지속되면 국내 수출환경은 더 악화될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와 컴퓨터 등 그간 우리의 수출을 주도해 왔던 제품들은 최근 불어닥친 세계 경기둔화와 가격폭락으로 인해 수출과 매출확대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우리의 전체 수출 중 40% 가량을 반도체와 컴퓨터·자동차·조선·기계 등 5대 주력제품이 차지했다. 이들 특정 품목의 수출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가격이 국제시장의 변동에 따라 크게 떨어지거나 산업이 위축돼 수요가 줄어들 경우 국내 산업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자 우리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반도체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반도체의 생산비중을 크게 높여야 하고 수출유망품목 발굴 및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 갈수록 늘어나는 외국과의 통상마찰도 우리가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부 전자제품은 아직도 외국과의 통상마찰에 시달리고 있다. 상업용 전자저울은 EU업체의 제소로 덤핑협의를 받아 지금 그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3.5인치 플로피디스크는 98년 이후 아예 EU수출이 중단된 상태고 개인용 팩스는 EU로부터 지난 98년 관세를 부과받아 투쟁중이라고 한다. 더욱이 중간재심에서는 대상품목이 잉크젯 등 프린터로 확대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니 난감한 일이다. 가전 3사는 멕시코·칠레 등 중남미지역으로부터 냉장고와 세탁기 등에 대한 덤핑조사를 받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외국의 무역장벽과 무역마찰에 대비해 우선 특정제품에 편중된 수출구조를 개선하고 수출업체에 금융과 세제상 혜택을 부여해 기업들이 수출전선에 적극 나서도록 해야 한다. 최근 IT분야의 수출촉진을 위한 정부 및 업계 공동의 사절단 파견과 같은 형태로 정부가 수출시장 개척에 앞장선다면 기대 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통상분야의 전문지식과 전략을 구비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외국과의 통상전쟁에서 이기려면 그에 걸맞은 고도의 전략과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하지 않고서는 질 좋고 값싼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 그리고 현지 수출거래처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신용유지 등으로 지속적인 거래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노력을 정부와 업계가 병행한다면 외국의 수출장벽이나 무역마찰도 해소할 수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