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I 수출 과열경쟁 위험수위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지나친 수출경쟁을 벌여 문제가 많다고 한다.

수출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모든 업체들이 가장 경계하고 되풀이 해서는 안될 고질적인 병폐중의 하나다. 그런데도 이런 바람직하지 못한 출혈경쟁이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최근들어해외진출이 활발해지는 SI업계에까지 번졌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국내 SI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사업수주가 지연되고 무산될 위기까지 맞은 적이 있고 또 다른 곳에서는 국내업체간 감정싸움이 격화돼 정부가 중재에 나설 정도라고 하니 위험수위를 짐작할만 하다.

갈수록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나빠지는 요즘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급히 근절해야 할 일이다.

특히 외국의 대형 SI사업권 수주를 놓고 벌이는 국내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은 국내업체간 공조체계 와해는 물론이고 제살 깎아먹기식의 저가수주로 인해 기업의 경영악화를 불러 올 수 있다.

우리는 대형 SI업체들의 이같은 과당경쟁은 당장 해당기업의 해외사업 실적 올리기에는 다소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궁긍적으로 해당기업은 말할것도 없고 한국SI업체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본다.

외국의 SI사업권을 놓고 국내업체간에 경쟁을 벌일 경우 일차적으로 저가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가격경쟁력 열세를 가져오는 요인이다. 만약 국내업체간의 출혈경쟁이 없었다면 어느 한 기업이 적정한 가격에 사업권을 획득해 제대로 사업을 추진해 정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살 ●아먹기 식의 지나친 경쟁으로 최소액의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최저가로 사업권을 따냈다면 앞으로 그 지역에서 국내업체들은 SI사업의 단가를 더 이상 높게 제시하지 못할 것이다. 적정 이윤을 보장받지 못한 사업권 수주는 생산원가에도 미달해 자칫 외화내빈의 헛 장사만 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일부지역에서는 해외사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철수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만약 이같은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이 계속되면 해외시장에서 SI수주가격을 떨어뜨리고 자칫하면 한국의 신인도 제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수출확대로 무역수지 흑자폭을 넓혀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기는 커녕 그 반대로 수출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이같은 국내업체간 해외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은 더 이상 계속해서도 방치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업체간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국내 SI업체간 공동 수주협의회 같은 기구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해외진출에 나선 업체들이 참여하는 협의회는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내부기준을 마련해 국내업체간에 해외시장에서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술과 품질위주로 공정경쟁을 통해 제값받으면서 해외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국내 SI업체들의 수출확대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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