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품소재 수입구조 탈피해야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내 산업 기반을 와해시킬 가능성과 함께 부품소재의 대외 종속을 가속화시키는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가 우리 경제를 살리는 관건임에도 불구하고 부품소재산업의 기반이 취약해 결과적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을 늘리는 데 한몫해왔다. 따라서 부품소재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시키지 못하면 수출 확대와 이를 통한 국내 경제의 재도약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부품소재산업을 수출주도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오는 2011년에는 한국을 세계적인 핵심 부품소재 공급기지로 만들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물론 10년 후의 결과를 지금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정부나 관련업계가 일치단결해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11년까지 연차적으로 부품소재 전문기업 육성과 핵심 부품소재 기술혁신체제 구축, 글로벌소싱 본격 참여 등을 통해 세계적 공급기지화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00억원이던 기술개발자금도 올해 1717억원으로 크게 늘려 기술 개발이 시급한 핵심 부품소재의 기술 개발에 자금을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나 관련 업계는 부품소재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수입에서 차지하는 부품소재산업의 비중은 지난 97년 3%에서 99년에서 30%대로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가장 큰 요인은 국내 경기가 좋아져 제품의 생산이 늘어날수록 그에 소요되는 부품이나 소재를 국내에서 조달하기 어려워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부 업체가 부품이나 소재를 국산화해 시장에 내놔도 가격이나 품질 신뢰성에서 외국 제품보다 우위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결국은 중도에서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런 악순환으로 지난 97년까지 10년간 반도체를 제외한 부품소재의 무역적자 규모가 1300억달러에 달했다. 게다가 지난 99년 수입다변화품목이 다수 해제되면서 수입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전략을 그간의 수입대체 위주에서 수출주도로 바꾸고 자금지원 방식도 종전의 배분 방식에서 선택적 집중 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외국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 중 우리가 당분간 수입에 의존해야 할 제품과 최단 시일 안에 국산화할 제품 등 중요도와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해 지원품목을 선정하고 이 품목에 대해 각종 지원책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 국산화에 성공한 핵심 부품이나 소재는 공공부문 우선 구매 및 신뢰성 문제 해소 등으로 시장에서 자생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해주고 가능하면 공급체계를 개선해 민간기업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외국 부품소재기업의 투자유치로 국내 부품소재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도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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