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IT합작사 설립

남과 북이 단둥-신의주 IT단지 조성과 운영을 책임질 남북IT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이는 지난해 8월 남한기업들이 제안한 단동-신의주 IT단지 건설을 북한이 공식 승인함과 동시에 IT분야에서 남한과 본격 교류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서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합의는 또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IT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던 상하이 방문 직후 이뤄졌으며 북한 당국으로서도 IT분야에서는 처음 승인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우선 남쪽에서 단둥-신의주 IT단지 조성을 주관해온 전자신문사와 주식회사 하나비즈닷컴을 비롯한 7개 회사가, 북쪽에서는 대남 경제협력을 전담하는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와 평양정보쎈터가 각각 대표를 파견해 이뤄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남과 북은 오는 4월까지 남한 IT기업들이 입주할 단둥-신의주 IT단지의 조성과 운영 및 평양정보쎈터가 파견하는 IT기술인력의 교육 등을 책임질 합작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한국-북한-중국을 잇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IT단지 건설이 본괘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한의 기업들은 부족한 우수 IT인력을 평양정보쎈터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게 되며 북한측으로서도 남한의 선진적인 IT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나아가서는 남과 북이 공동으로 우수한 IT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표준문제의 해결과 함께 통일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합작회사 설립 외에도 남과 북은 이번에 IT관련 서적의 교류와 통일IT포럼의 공동 참가에도 합의했다. 단둥-신의주 IT단지 조성에 앞서 이뤄질 서적교류의 경우 북한이 현재 영문이나 일본어로 된 소수의 서적만을 통해 IT기술을 접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 볼 때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 서적의 교류는 IT환경이나 방법에 대한 상호 이질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남측은 우선 오는 6월까지 1000여권의 IT관련 서적을 모집해 북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통일IT포럼의 북측 인사 참여 합의 역시 본격적인 기술 및 인력 교류에 앞서 각 분야의 표준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도 남과 북은 이번에 소프트웨어의 공동판매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어렵게 얻어낸 방북성과이니 만큼 그 합의에 합당한 후속조치의 마련이 시급한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단둥-신의주 IT단지 조성에 대한 세부일정과 함께 이 지역에 진출하는 남한기업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조속한 시일안에 마련돼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아울러 인력을 파견하는 북한측에도 남한기업에 합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역시 우선 배려돼야 할 것이다.

정부당국 역시 이번 방북 성과가 어떤 형태로든 남북교류 확대 및 IT업계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적절한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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