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 투자유치 성공사례-일석이조

◆해외 첨단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데 관심을 쏟는 것은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 모두 마찬가지다. 유럽과 중남미, 아태지역 국가들은 외국 첨단 기업들의 신규 투자를 자국에 유치하는 노력을 이미 수년전부터 기울여왔다. 고용창출과 첨단 기술 이전효과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인텔과 IBM,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이다. IT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대상업체들이 메리트를 가질 만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따라서 첨단 IT 시설을 제공하는 외에도 세금할인과 융자알선, 심지어 투자회사가 수입하는 재료와 부품 등에 부과하는 관세를 면제하고 각종 정부의 구매입찰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각국의 유인책도 다양하다.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awj.com)이 보도한 해외투자 유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코스타리카=산업기반이 취약한 중미 국가인 코스타리카는 90년대 중반부터 첨단 산업공단을 건설하면서 반도체 거인인 인텔을 집중적으로 공략,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코스타리카는 우선 8년 동안 소득세를 면제하는 외에 공장시설과 재료 등을 도입할 때 부과하는 관세도 물리지 않았다. 또 전기요금도 30%나 깎아줬다.

그러나 인텔은 이같은 조건에 만족하지 않았다. 인텔은 무엇보다 「노조가 없는 공장」을 원했던 것이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이 조건도 수용했다. 해외 투자기업에는 노조를 결성하지 못하도록 아예 관련 법률에 예외 규정까지 마련하는 성의를 보였다.

 인텔은 마침내 3억달러를 들여, 코스타리카에 반도체 시험 및 조립공장을 세웠다. 지난 98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코스타리카 공장에는 현재 20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독일 드레스덴 주=독일 통일 전 동독에 속했던 드레스덴 주가 지난 94년 미 반도체 업체 AMD에 투자를 요청할 때만 해도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우선 40%에 달하는 법인세도 문제였지만, 오랫동안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살았던 사회 분위기도 해외 투자유치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MD가 실사를 한 결과 드레스덴 주가 가지고 있는 의외의 장점들이 속속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이 지역에는 이미 「지멘스HL(현재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AG)」이라는 큰 반도체 공장이 있었다.

 또 풍부한 노동력도 큰 장점으로 평가됐다. 드레스덴 대학과 근처의 케미츠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독일 정부도 8억마르크(약 3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힘입어 AMD는 95년부터 총 19억달러를 투자해 드레스덴에 웨이퍼 공장을 건설했다.

 ◇인도=아태지역에서는 인도의 활약이 돋보인다. 인도는 뭄바이, 뉴델리, 방갈로르 등 주요 도시에 「소프트웨어 공단(STPI)」을 지정하고 이곳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에 대해 세금면제 등 가능한 유인책을 총 동원하고 있다.

인도의 유인책들은 이 나라의 강점인 탄탄한 IT 전문인력을 기반으로 IBM, 오라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도가 투자유치에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 환경이 낙후되어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이 같은 불만은 인도 정부가 직접 나서서 모든 「STPI」 입주기업들의 통신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것으로 해결했다.

 이 밖에도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호주 등도 최근 해외 첨단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호주는 최근 IBM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전자상거래 아태지역 혁신센터를 유치해 다른 경쟁 국가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