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쯤에 제2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해 땅을 팠으면 합니다.』
황인길 아남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60)은 제2공장 설립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황 부회장은 『제2공장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 않기에 단지 희망사항』이라고 못박으면서도 『공장 설계 발주에 대해 국내업체 2개, 해외업체 2개 중 한 곳을 선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해 제2공장 설립은 단지
희망사항이 아님을 은연중 내비쳤다.
황 부회장은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여건이 아주 좋아졌다』면서 『시장 자체가 연간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무엇보다 우리와 경쟁상대인 대만정부가 기존의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혜택을 더이상 주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대만업체들의 경영환경이 예전같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은 지금이 기회라는 황 부회장은 어려움을 극복한 아남반도체의 제2도약을 위해 제2공장의 설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느낌이다. 제2공장에 필요한 부지나 자금 문제는 이미 그의 머리속에 있다.
황 부회장은 『반도체 공장 설립에서 클린룸 설비에 4억∼5억달러, 반도체 장비 구입에 1조원 가량이 들어가며 이는 해외 투자 유치와 설비 리스(lease) 등의 방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남반도체는 도시바로부터 기술 및 자금을 유치한 동부전자보다 여건이 아주 좋다. 아남반도체는 오랜 협력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아트멜·NEC 및 알카텔 등이 있다. 더구나 부천에 2만5000여평의 여유부지를 갖고 있다.
황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62년에 졸업하고 69년에 미국 와이오밍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 88년까지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한 학자 출신 사장이다. 학자 출신답게 그의 소박한 말투와 편안한 인상은 사람들에게 오래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는 듯한 친근감을 준다.
『회사 직원 가운데 자신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다』고 눙치는 황 부회장은 『아남반도체는 현재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3% 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를 10%까지 늘릴 수 있다』는 말로 현업 복귀의 청사진을 대신했다.
<글=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
사진= 기자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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