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13>
『모두 거품입니다. 하루아침에 물거품같이 사라질 수도 있지요.』
『물거품처럼 사라지기 전에 무엇인가 다른 것을 해 놓게.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쉽게 사라질 물거품이 아닐세. 무엇보다 국제 금융을 쥐고 있는 중국의 증권 큰손 만토집단의 류 총재가 자네 주식을 7%나 사들였다니 대단한 일이네. 그가 그렇게 사들이고, 지금도 사자주문을 내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아나?』
『글쎄요. 그것 때문에 만나보려고 왔습니다만.』
『그것은 류 총재가 자네를 키우겠다는 말이 되네. 자기가 살려면 키울 수밖에 없지. 아마 중국의 큰 건을 하나 줄 것이 분명해. 그럼 주식은 더욱 뛰겠지? 그렇게 되면 자네 주식은 곧 황제주가 될 걸세. 그것이 류 총재가 사는 길이고. 류 총재는 증권가의 섭리를 알지.』
『류 총재 혼자의 생각입니까?』
『내가 개입했다고? 난 겨우 2%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을 뿐이야.』
『2%라고 하지만 시가 900억원입니다.』
『허긴, 내가 류 총재를 좀 부추긴 것은 사실이야. 그러나 그가 누군데 내가 부추긴다고 하겠나? 다만 내가 옆에서 조언을 했을 뿐이지. 실제는 그 사람 나름대로의 판단에 의한 것이지.』
『결국 형님과 류 총재가 작전세력을 만들어 일을 벌인 셈이군요?』
『왜 이러나? 두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하나. 계속 치솟는 상한가 행진은 다른 일반투자자들이 호응해 줘야만 가능한 일이야. 그것은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렇지만 그 발단은 형님과 류 회장이 만든 것 아닙니까?』
『러시아의 그리고리예비치도 한 몫을 하고 있지. 미국의 제럴드라는 사람도 있고, 일본의 가와시마도 한 몫을 하고 있더군.』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권 부장을 통해 파악한 외국인투자가라고 한다면 겨우 중국의 만토집단과 러시아의 그리고리예비치가 전부였다. 물론 그 밖에 인물을 더 파악할 수는 있었지만, 불필요했기 때문에 권 부장이 언급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유 회장은 미국과 일본에서 많이 사들이는 인물을 밝혔다. 그들은 과거에 나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나를 잘 알기 때문에 내가 경영하는 회사 주식을 마음놓고 매입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미국과 일본인 투자가들은 기업도 중요하지만, 그 기업을 이끌고 있는 오너의 인간성과 성실성 그리고 투명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점수를 따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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