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업체들, 차세대 기술개발에 공동 투자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해 공동 투자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도시바, NEC 등 일본 반도체 11개사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기술의 공동 개발을 목적으로 총액 750억엔을 투자키로 19일 정식 합의했다.

이들 11개사는 이번 합의에 따라 반도체 고성능화 핵심기술인 「회로 선폭」과 관련, 최근 세계적으로 실용화 경쟁의 초점이 되고 있는 0.1㎛ 이하의 제조기술을 5개년 계획으로 공동 개발한다.

지금까지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선도해온 일본 반도체업계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도전으로 세계 점유율이 축소되는 등 후퇴를 거듭해왔는데 이번 차세대 기술 공동개발을 통해 실추된 국제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공동개발에는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마쓰시타전기산업, 소니, 샤프, 산요전기, 오키전기산업, 롬 등이 참여하며 개발비는 총 750억엔 중 절반은 균등 배분하고 나머지는 각사의 현 반도체 출하액에 따라 각각 부담키로 했다.

반도체 회로선폭 0.10㎛ 이하의 미세가공기술은 현재 주력인 64Mb D램의 64배 집적도를 가진 4Gb(1G는 10억)메모리와 고화질(HD)영상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영상처리 고밀도집적회로(LSI)등의 제조에 필요한 요소 기술이다. 그러나 회로를 구성하는 재료 및 회로를 집적시키는 노광방법 등은 기존 기술의 연장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반도체업계는 한 회사 단독의 기술개발 및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번에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들이 힘을 합쳐 신기술을 개발키로 한 것이다.

통산성도 민간업체 주도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2001년부터 7년에 걸쳐 「기반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첫 해 60억엔의 추가 예산을 요구한 상태다. 통산성은 이번에 결정된 차세대 기술 공동 개발사업과 대학 등을 포함한 산·관·학 협력체제를 통해 일본 반도체 산업 제2의 중흥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70년대 후반 민·관 공동의 「초(超) LSI 기술 연구조직」을 발족해 80년대 후반 반도체 출하액에서 세계 점유율 50%를 달성한 바있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 유럽, 아시아 업체들이 산·관·학 공동의 기술개발에 의한 추격으로 점유율이 30%에도 못미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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