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음반산업협회(RIAA)와 냅스터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다. 바로 PC 제조업체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다. 최근 MP3와 냅스터로 대표되는 온라인 음악이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자 PC와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MP3플레이어 전문업체인 리오는 물론 컴팩 등 PC업체, 익사이트앳홈 등 케이블업체, 심지어 플래시메모리를 공급하는 인텔과 AMD 등 반도체업체들까지 모두 올해 관련분야 매출이 50∼100%씩 늘어날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소니 워크맨보다 작은 MP3플레이어를 공급하는 리오는 올해 초부터 제품이 없어 못팔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또 MP3플레이어에 들어가는 플래시메모리 전세계 시장도 지난해 45억달러에서 올해 100억달러까지 그 규모가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C업계도 CD를 녹음·재생할 수 있는 CDRW드라이브와 MP3 저작도구를 장착한 제품의 판매가 불붙기 시작하면서 최근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전체 PC 중에 CDRW드라이브를 장착한 제품의 비중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10% 미만이었으나 최근 40%까지 뛰어올랐다.
앤더슨컨설팅에 따르면 PC의 교체주기도 최근 들어 2년으로 약 1년 정도 단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 데이비드 브로드윈 분석가는 『이러한 변화는 대부분 냅스터 등에서 온라인 음악을 내려받아 감상하는 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최근 1년도 안되는 사이에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음악열기는 또 고속 인터넷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려놓고 있다. 3∼5MB 용량을 가진 MP3음악을 한꺼번에 여러 곡 전송받으려면 고속 인터넷 회선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04년까지 고속 인터넷 가입자 2500만명 중에 약 46%가 케이블을 사용할 전망이다. 익사이트앳홈을 비롯한 케이블 사업자들도 최근 온라인 음악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회사 관계자들은 냅스터 등 온라인 음악업체와의 (암묵적 협력)관계를 드러내놓고 말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저작권관련 압력단체인 RIAA로부터 언제, 어떻게 보복을 당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업체들이 저작권 소송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그러나 온라인 음악업체들과 친해 저작권 소송의 불똥이 자칫 자신들에게도 옮겨 붙을까봐 조심하고 있다. 최근 저작권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온오프라인 음악업계의 한 단면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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