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기본을 갖춘 선수가 되자...유니워크 문형배 사장 progress@uniwork.co.kr

벤처기업들이 기술개발이 아닌 머니게임에 몰두하고 있다는 얘기는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홍수」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전략적 제휴가 넘쳐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보면 상황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강남지역에서는 전략적 제휴 조인식으로 인해 제품발표회를 위한 장소도 구하기 힘들 정도다. 실제로 우리 회사도 최근 제품발표회를 위해 호텔을 물색했지만 두달 후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예약을 위해 사원들이 진을 치고 있지만 호텔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벤처기업 덕분에 술집과 건물임대주, 호텔만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중에서 실속이 있는 것이 과연 몇건이나 될까.

리눅스업계만 보더라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을 전수받기는커녕 외국업체의 것을 번역하고 유통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이것이 전략적 제휴의 실체다.

혹자는 일본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까지 한다. 이것은 비단 군사력 때문만이 아니다. 원천기술력에 기반한 미국경제의 힘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제아무리 볼이 빠른 투수라도 제구력이 좋지 않고 기본적인 수비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다양한 변화구 등은 기초 체력훈련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나올 수가 없다. 우리가 메모리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것은 기초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클릭하면 돈을 적립해주는 식의 아이템을 주요 사업으로 삼거나 정기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며 기술개발에 뒷전인 벤처기업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수출지향적인 업체들이 대접을 받기는커녕 내수에서조차 외면받는 업체들이 정보통신의 대표주자로 부상하는 현실을 보고 누가 땀흘려 기업활동을 하려고 들까. 물론 기업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수출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벤처라면 수출지향적으로 움직여야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고서도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없다면, 팬을 무시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인종차별주의자 선수와 아무런 차이가 없을 듯하다.

리눅스는 자유정신의 표출이다. 물론 공짜의 개념은 아니며, 덧붙이는 첨삭을 통하여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정말 기본을 갖추고 그 위에 여러 가지 기교를 부려보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찌 보면 리눅스 관련업체들은 기본기를 갖추는 작업들을 바탕으로 깔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쉬운 것은 기초체력도 없이 파워커브를 던지겠다는 투수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존경받을 벤처 1세대들은 기본이 탄탄하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쉽게 물타기 전략으로 성공하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원천기술력을 가지고 승부하는 에이스들이야말로 국내 기업활동의 일등공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신념과 변하지 않는 지론을 갖출 때만이 형식을 타파하는 진정한 선수가 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