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ASP 유망사업으로 급부상

일본에서도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프로바이더(ASP)가 유망 사업으로 급작스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업무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EC) 소프트웨어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인터넷을 통해 일정 기간 임대하는 ASP 개념은 일본에서는 사실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후 사업 진출 기업이 순식간에 늘어 지금은 NTT, NEC, 히타치제작소, 이토추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에 이르기까지 그 수가 30개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ASP서비스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도 EC소프트웨어, 회계소프트웨어, 그룹웨어,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있다. 불과 4∼5개월의 짧은 기간에 사업이 급팽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ERP의 임대로 ASP가 시작된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 ASP는 급여, 인사관리, 회계소프트웨어 등 개별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됐다. NEC소프트웨어(http://www.necsoft.co.jp)가 지난 1월 개시한 자사 패키지소프트웨어를 이용한 ASP서비스도 그 중 하나로 총무, 인사, 환경 관련 각종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로 대기업에서 도입하는 ERP의 ASP서비스도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SAP재팬(http://www.sap.co.jp)의 경우 이달부터 히타치 등 제휴업체를 통해, 일본오라클(http://www.oracle.co.jp)도 곧 제휴기업과 손잡고 ERP의 ASP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EC 분야에서도 ASP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실 비즈니스 환경 변화가 빠른 EC는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 수 없기 때문에 ASP서비스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주목된다.

대표적인 예로 CSK네트워크시스템스(http://www.e-netasp.com)는 「1주간에 EC사이트 구축」을 표방하며 지난달 EC소프트웨어의 ASP서비스 「원 위크 커머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월 6만3000엔의 기본료에 200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요금이 포함되고, 월 200건을 넘는 주문에 대해서는 건당 150엔의 비용을 추가하는 요금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이토추테크노사이언스(CTC http://www.ctc-g.co.jp)도 다음달 EC나 컨설팅 대행 등을 포함하는 ASP서비스 「e-Retail 하이엔드 ASP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그룹웨어도 ASP의 유망 분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NTT데이터가 지난 1월 말 전자게시판이나 출퇴근관리 등 그룹웨어의 ASP서비스 「ASPORT」(http://www.asport.ne.jp)를 착수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레이저파이브의 경우는 지난달 말 「i모드」 등 인터넷 휴대단말기로도 이용 가능한 그룹웨어 ASP서비스 「L-Servo」(http://carrot.lservo.ne.jp)를 개시했다.

ASP서비스가 단순히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의 임대에 머물지 않고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백오피스(http://www.back-office.co.jp)가 지난해 11월 개시한 것으로 회계 소프트웨어 제공에 세무사 등 인적 서비스를 첨가한 ASP서비스 「전대미문(前代未聞)」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서비스는 부기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계정과목의 선택에 오류가 없는지 등을 사람 손으로 직접 점검해주고, 옵션으로 세무사를 활용한 결산서 작성·승인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SP 사업은 그 가능성 못지 않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ASP 사업자들이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요금이다. 어떻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인데, 그것을 결정하기가 단순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ASP 사업자들은 보다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ERP의 ASP서비스에 나선 CSK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원인 SSJ와 사업 실정에 맞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계약에서 CSK는 패키지 정가의 25%를 매년 지불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ASP 사업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자본력이나 시스템을 안정 가동시키는 기술력 등이 요구된다. 더불어 ASP서비스의 주 고객인 중소기업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해 효과적으로 판매하는 영업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능력을 한 개 업체가 다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때문에 다양한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NTT데이터가 그룹웨어 ASP서비스의 자원을 다른 ASP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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