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의 인터넷 이용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학력이나 소득을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 가상공간에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유럽법인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유럽 7개국에 걸쳐 7천13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 이용실태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 최근 「유럽 인터넷 가구 조사」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유럽인의 인터넷 이용 장소는 가정이 48%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41%가 직장에서, 그리고 학교에서의 이용률도 29%로 나타났다.
유럽 인터넷 이용자들을 인구학적으로 보면 고학력, 고소득의 남성이 아직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인터넷의 보편화로 이같은 이용자 신상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즉, 도서관이나 인터넷카페, 학교 등 인터넷 인프라 구축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소득이 적은 젊은이들의 이용증가가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또 PC의 저가화로 이를 구입하는 데 있어 소득계층간의 격차가 거의 없어진 것도 인터넷 저변확산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유럽 이용자들의 59%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인터넷에 접속하는 편이었다. 국가별로는 스웨덴 이용자들이 가장 활발한 접속률을 보였으며 노르웨이와 독일이 각각 그 뒤를 잇고 있었다. 프랑스와 덴마크 이용자들은 가장 낮은 접속 빈도를 보였다.
스웨덴은 여성이용자들이 40%로 비교적 많았고 학력이 낮은 저소득층의 인터넷 이용이 비교적 활발했다. 이번 조사의 책임을 맡은 IDC의 카스텐 헤인도르프 연구원은 머지않아 스웨덴의 인구당 인터넷 이용률이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럽의 기업이나 기관들이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 공급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점도 두드러진 현상으로 드러났다.
투숙객들에게 유료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이 있는가 하면 전화업체들은 인터넷 공중전화의 설치를 추진중이었고 우체국이나 공항, 기차역 등도 전자우편이나 인터넷 접속을 원하는 이용객들을 위해 터미널을 구축할 계획인 점 등이 인터넷 보편화의 증거로 꼽히는 것이다.
유럽인들의 인터넷 쇼핑 이용실태에 관한 조사에 있어서는 인터넷 이용자의 12%만이 온라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한다고 응답, 아직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쇼핑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인터넷 쇼핑 이용자는 분기당 25∼2백50달러 정도를 서적이나 CD 등의 물건 구입에 지출하고 있었다.
또 유럽기업들의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주로 미국 웹사이트를 방문해 물건을 구입한다고 응답했으며 이와 관련, 미국의 대형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com을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구매 사이트로 꼽았다.
그러나 이들 응답자는 유럽 지역의 서적이나 음반업체들이 웹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면 기꺼이 이 사이트를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이유는 미국업체로부터 물건을 공급받는 데 드는 시간이나 비용보다 현지업체가 더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럽인들의 인터넷 구매는 독일이 18.7%로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였고 이탈리아, 영국, 덴마크가 각각 4.7%로 저조한 편이었다. 독일에서의 인터넷 쇼핑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이유는 이 지역에서 지난 수년간 카탈로그를 통한 우편주문이 보편화돼 있었기 때문에 인터넷 구매에 대해 쉽게 적응한다는 분석이었다.
또한 유럽의 인터넷 쇼핑객들은 젊은 계층보다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중년계층이 많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여기에 여성들이 인터넷을 지역전화 안내 등 생활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급속히 가상공간으로 몰려드는 것도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났다. IDC는 이번 조사결과 TV 세트톱박스나 스마트 스크린 폰, 핸드헬드 컴퓨터, 휴대전화 등 다양한 웹 단말기의 등장으로 향후 유럽의 인터넷 이용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즉, 유럽이 케이블TV의 보급이나 휴대통신부분에서 앞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도 PC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IDC는 현재 유럽의 인터넷 이용률이 미국보다 뒤지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비싼 접속료를 꼽았다. 통신료가 미국에 비해 아직 비싸기 때문에 인터넷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한달 이용료가 5백∼1천 달러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과 스웨덴, 노르웨이 등 통신시장이 자유화된 지역은 통신료나 인터넷 이용료가 다른 지역보다 싼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또 언어도 온라인 구매의 또 다른 걸림돌로 지적됐다. 즉, 유럽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영어에 익숙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히 미국업체들의 웹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인터넷 이용은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다가오는 세기에는 유럽이 가상공간에서 어떠한 위력을 갖게 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과장되지마는 않은 것 같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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