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인터넷 등 온라인서비스 사업자들의 이용약관이 가입자 위주로 개정된다고 한다. 이용약관을 가입자 중심으로 바꿔 통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개정의 목적이다. 사실 온라인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제정, 시행하고 있는 현행의 정관은 가입자의 편의나 권익보다는 온라인서비스 사업자 위주로 제정돼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평이 많았다.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로 무조건 다음에 접속하라는가 하면 시스템을 점검한다는 이유로 몇 시간씩 통신을 못하게 하고 또 요금의 과, 오납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런저런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 2월 온라인 이용자들의 단체인 「통신자유를 위한 모임」이 한국PC통신과 나우콤을 상대로 통신장애 및 서비스 불편을 시정하라며 88억원의 피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사건도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평이 어느 정도인가를 웅변적으로 설명해 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이용자들의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천리안의 경우 가입자 개인신상 정보를 빼내 하지도 않은 데이콤 시외전화 가입을 신청했다는 후문이 들리는가 하면 개인신상 정보가 기록된 용지를 이면지로 활용,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같은 사업자들의 잘못된 관행을 참다 못해 지난 16일에는 1천여명의 통신 이용자들이 「한국PC통신인협회」라는 단체를 조직, 자신들의 권익을 스스로 찾겠다며 발벗고 나섰다. 사업자 중심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 및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고 나아가 고객의 신상정보 유출이나 일방적인 요금체계 변경 등으로 이용자들이 더 이상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한국PC통신인협회의 주장이며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용자들의 지지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이 가입자 중심으로 이용약관을 대폭 개정하겠다는 것은 비록 뒤늦은 것이기는 하나 일단 긍정적인 자세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온라인서비스 업체들은 이르면 오는 6월 초부터 시행한다는 계획 아래 그동안 사업자별로 제정, 시행해 해오던 이용약관 가운데 공통된 조항을 묶은 기본약관(안)의 제정을 서둘고 있기 때문이다. 총칙을 포함, 계약체결, 계약당사자 의무, 업무정지 제한, 계약사항 변경, 해지, 요금 및 손해배상 등 총 7개 항으로 돼 있는 기본약관(안) 중에는 지금까지 가장 문제됐던 「10시간 이상 회선장애 발생시 사용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기존 규정을 「6시간 이상 회선장애 발생시」로 바꾸고 또 이용제한 및 해제절차의 경우에 있어서도 「회사는 고객의무 불이행시 이용제한이 가능하다」는 현행의 막연한 규정을 「이용제한시 사유, 일시, 기간 등을 7일 전까지 서면 또는 전화로 고지한다」로 변경, 좀더 구체적인 사유와 일시 등을 이용자들이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많은 개선노력을 보이고 있다.
또 요금의 과, 오납시 그동안 해당 금액만을 반환하던 것을 과, 오납 금액과 함께 법정이자를 지급하고 이용신청의 불승낙 및 승낙제한 규정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승낙유보, 거절, 거부, 제한 등 사업자마다 다른 용어 및 조건 등으로 혼란이 초래하던 것을 신청자의 귀책사유인 경우는 「불승낙」, 회사의 귀책사유인 경우는 「승낙제한」으로 용어를 통일하면서 이같은 사유가 발생될 경우 즉시 이용신청 고객에게 고지토록 하는 것 등도 서비스 제고 측면에서 진일보한 내용이다. 이밖에 이용신청시 고객의 실명확인 및 고객의 동의를 받아 처리토록 하고 이용자 번호도 합리적인 사유가 발생하면 변경해주기로 했다. 또 사업자들은 이같은 공통조항에 대한 정관과는 달리 사업자별 고유의 업무에 대해서도 이용자중심으로 정관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자칫하다간 공통정관과 개별정관 등 2개의 정관으로 이용자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또 이용약관의 개정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용약관의 가입자 위주 개정만으로 4백만 통신인의 불편이 줄어든다고 볼 수 는 없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품질이다. PC통신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고속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났음에도 불구, 통신사업자들의 시설확충이나 설비 개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PC통신 이용이 생활 속에 자리잡게 됨에 따라 접속중단이나 끊김에 따른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21세기 정보사회의 입과 귀가 되는 온라인서비스. 온라인서비스 사업자들은 이제 사회의 공기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가입자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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