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엔터프라이즈 원투원 (45);고객기반 확대 (12)

BZ(영점 이하:Below-Zero)는 고객 계층구조의 맨 아래쪽 바닥에 있는 고객들로 이들이 낳는 가치보다 서비스 비용이 더 들어가는 계층이다. 보통 엔터프라이즈는 모두 적어도 몇몇의 BZ가 있으며, 일부 비즈니스의 경우는 BZ 인구가 실제로 MVC(가장 가치 있는 고객:Most Valuable Customers)나 STC(2차 계층 고객:Second-Tier Customers)를 능가할 때도 있다.

가장 흔하게 접하는 BZ 형태는 탈퇴하는 고가치 고객이 아니라 고비용 서비스를 소모하기 일쑤인 저가치 고객들이다. 비즈니스간 상황에서 엔터프라이즈는 직판 인력보다 DM이나 텔레마케팅을 사용, 계속적으로 상품 권유를 받는 일부 저가 고객층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비교적 소규모인 이들 고객과는 별도로 그저 협력하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히 잠재력은 더 높은 일부 고객들도 있다. 이들은 추가 서비스를 원치 않거나 혹은 프로젝트 개발에 대해 도무지 알고싶어 하지 않는다. 또는 정량화할 수 없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는 무엇이든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때때로 이들은 구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전문성에 대해 무관심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직판조직을 갖추고 있다면 판매원 각자가 이 같은 고객,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여러 번 제공해도 또다시 다음 프로젝트를 내놓기를 고집함으로써 당신 마진에서 0.1포인트를 다시 지우게 하는 그런 고객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대다수 기업은 이와 같은 BZ 고객들로부터도 계속해서 비즈니스를 애원한다. 단지 이것이, 다시 말해 고객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기업이 할 일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US웨스트 다이렉트는 일단 고객이 「비성장 지향 유지자」로 판명되면 개별 판매 전화를 걸어봐야 득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단지 몇몇 예외만 있을 뿐 투자분을 조금이라도 넘을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어 판매원의 시간비용을 빼낼 수 없다. 요구 차별화 분류법을 이용하는 이 같은 기법은 BZ를 미리 식별할 수 있는 고전적인 방법이다. 만약 「유지자」가 전화를 걸어오면 US웨스트가 주문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또한 이들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비즈니스를 얻어내기 위해 판매원을 배치하느라 시간과 정력을 소비하는 것은 결국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처리하는 데 US웨스트 자체의 기업문화가 때로는 방해가 됐다. AT&T의 독점으로부터 전해진 뿌리 깊은 「우리의 모든 고객들은 동일하다」는 철학을 이 회사는 가지고 있었다. 이는 종종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의 판매원 사이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같은 기업성향은 다양한 설비산업이나 지역전화업체, 케이블TV업체 및 신문사는 물론 정부 명령에 의해서건 아니면 자연스런 시장의 힘을 통해서건 과거 또는 현재에 독점인 여타 사업체에서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성향의 문제점은 고객들이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는 분명한 사실에 있다. 고객은 지금도 동일하지 않지만 예전의 독점시대에도 동일하지 않았다. 대금을 떼먹는 사람들은 독점업체로부터도 역시 빚독촉 편지를 여전히 받고 있고, 대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받지 않는다. 큰 사업체는 독점업체로부터도 작은 업체들보다는 더욱 개인적인 대접을 받는다.

특히 BZ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엔터프라이즈가 회사의 유산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사실 서로 다른 고객들을 차별적으로 다루는 것이 실제로는 훨씬 더 공평하다. 당신 회사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는 고객은 훨씬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관심을 받을 자격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고객을 개별적으로 다룸으로써 엔터프라이즈는 거의 모든 고객에 대한 일반적인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제14장에서 우리는 이 문제와 함께 원투원 마케팅 전략을 구축할 때의 여타 문화적 장애에 관해 좀 더 깊이 고찰해보겠다.

BZ를 다루는 일은 확실히 까다로운 문제다. 내부적인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퍼스트시카고은행의 경우처럼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PR문제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퍼스트시카고은행이 ATM에서도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을 출납창구에서 처리하고 이에 대해 고객에게 요금을 청구하기 시작했을 때 이 은행의 목적은 이 같은 수작업으로 수행하는 서비스에 대한 높은 비용을 보상해보자는 의도가 고작이었다.

또한 BZ 고객이 은행에 가져다줄 이익보다 더 많은 금전출납 창구의 시간과 돈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는 그런 BZ 고객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실제로 이 은행의 진정한 목적은 그들의 비이익적 고객들이 어떤 다른 은행의 비이익적 고객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점잖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 기획안이 발표되자 아주 비난적인 여론이 일었으며 언론에서는 고객에 대한 구박의 한 예로 지적했다. 거의 모든 뉴스 기사는 대금이 청구되는 유일한 트랜잭션은 고객이 ATM에서도 쉽게 할 수 있었을 트랜잭션이었다는 점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에 퍼스트시카고은행의 한 임원이 설명한 바에 따르면 애착심이 있는 고객들은 이겨내고, 낙관론자들은 그들의 행위를 변경하거나 혹은 수익성 있는 고객에게 그들을 매수하도록 기꺼이 요청하는 어떤 제도를 발견해낸다.

많은 경쟁업체들은 자신들에게는 퍼스트시카고의 어떤 고객도 너무 규모가 작거나 너무나 수익적이지 못하지는 않다고 조롱하듯 광고했다. 실제로 이들 경쟁업체 중 어느쪽이 이 같은 캠페인을 통해 유치한 신규 고객으로부터 실제 이익을 얻었는지를 알아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퍼스트시카고의 경우 이 프로그램 시행 첫 한달 만에 ATM에서의 입금비율이 2백30% 증가해 은행의 고객당 운영비용을 줄이는 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모든 비즈니스의 3가지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고 여기에 4번째 목적을 추가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비즈니스는 첫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둘째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셋째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넷째 고객을 제거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기업의 BZ를 더욱 수익적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조처를 취하든 이는 곧 대중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퍼스트시카고의 경우와 자신의 경우가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선은 모든 고객에게 전체 상황을 숙지시키고 이어 이 프로그램의 근거를 설명한 보도자료를 배포해야 한다. 어쨌든 이 같은 사실을 비밀에 부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