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 수출 전망 어둡지만은 않다

올해 우리나라 전자제품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최근 조사한 「IMF시대에 우리 전자산업의 대응방향」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전자제품 수출은 당초 전년대비 12.3% 증가한 4백74억6천2백만 달러에서 10.4% 증가한 4백66억2천3백만 달러로 당초 예상보다 1.9% 포인트, 8억3천9백만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원화절하에 따른 수출여건 개선이 당초 예상보다 미흡하고 외환불안의 지속 및 신흥시장인 동남아의 구매력이 감퇴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전자제품 수출을 이보다 다소 많은 4백72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어 올해 수출전망을 놓고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실 정확한 수출전망이란 있을 수 없으며 그 수치 또한 큰 의미는 없다. 더욱이 IMF체제에서 원화의 대달러환율 변동폭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현행의 환율구조와 동남아 국가들의 악화되고 있는 외환사정, 선진국의 새해 불투명한 경기 등을 감안해 보면 수출전망이 밝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 정보통신 업체들의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작년 말 이래 최근까지 연일 본지에 보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전자제품 수출전망은 오히려 밝다고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올해 내수시장이 불투명한 데다 원화절하로 인한 경쟁력 회복을 최대한 할용해야 한다는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의 이같은 수출확대 분위기는 특히 반도체가격 상승과 함께 더욱 고조되고 있는데 이는 전자, 정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IMF시대의 위기극복이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수출확대 분위기를 주요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1백75억달러 수출로 전년대비 1.9% 감소를 나타냈던 반도체의 경우 전자산업진흥회는 올해 1백93억달러 수출을 전망하고 있지만 2백3억 달러까지 수출확대가 가능할 것이란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2년 만에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 가격의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그 수출은 더욱 큰 폭으로 신장될 전망이다.

단일품목으로는 반도체 다음으로 큰 수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운관 및 액정표시장치(LCD) 수출도 관련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수출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브라운관의 경우 올해 28억6천9백만 달러, LCD의 경우 14억 달러 등 올해 약 43억 달러의 수출을 계획하고 있으나 관련업계는 브라운관의 경우 30억 달러, LCD의 경우 20억 달러 등으로 올해 디스플이 부문에서만 50억 내지 55억 달러를 수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의 수출확대도 큰 관심사항이다. 관련업계는 올해 수출계획을 지난해의 3억5천만 달러보다 무려 6백% 이상 늘어난 21억5천만 달러로 잡고 단말기 해외영업 조직과 인력 보강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CDMA 단말기의 수출확대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지디털TV가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 제휴로 수출 전망이 밝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는 지난해보다 거의 1백% 증가한 수출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도 디지털 무선전화기, 400MHZ대역 FRS(패밀리 라디오 서비스)무전기, 발광다이오드(LED), 소형모터, 복사기, 유량계, 진공청소기, 모니터, PC용 멀티 통합보드 등 많은 품목들도 관련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연초부터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혀가고 있다. 또 방송프로그램은 전년보다 40%, 공작기계는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42% 증가할 전망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또 국선전원 방식의 IC카드 공중전화기와 IC카드가 한 지방업체의 기술개발로 올해 3천5백만 달러의 신규수출이 기대되고 있다는 것도 획기적인 소식이다.

수입대체 현상이 크게 일고 있다는 것도 수출과 함게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미국, 일본, 동남아, 중국 등 외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였던 산업용 스위칭형 전원공급장치(SMPS)를 비롯하여 DSP칩, 근접센서, 커넥터, 단면 PCB, RF부품 등은 국내개발과 함께 품질향상과 경쟁력 제고로 수입대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에서도 연초부터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전자, 정보통신업체들의 이같은 수출확대 노력이 꺾이지 않고 결실을 맺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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