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장권 통합전산망사업에 부쳐

문화체육부가 문예진흥원을 전담기관으로 내세워 추진하고 있는 입장권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이 「응용 소프트웨어(SW) 선정」 문제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입장권 통합전산망 구축에 국산 SW 사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입장권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이 국내 정보통신산업 발전에 미칠 파급효과가 큰데다 외산 SW를 사용할 경우 로열티 부담과 운영 및 유지보수 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청와대, 문화체육부, 정보통신부, 국무총리실 등에 사업을 신중하게 추진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번 입장권 통합전산망 구축사업과 관련해 국산 SW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외국산 SW를 도입할 것인가를 놓고 주관기관과 사업 참여업체간 줄다리가가 마참내 관련단체의 개입을 불러온 것이다.

정보통신진흥협회는 건의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전산망사업은 전산망 및 서비스의 확대발전과 개선을 위해 시스템의 개방성 확보와 SW의 원천 소스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전략산업인 SW산업 육성차원에서 국산 SW의 활용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이는 양측의 줄다리기를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혹시라도 외산 SW가 선정될 경우 민관의 적극적인 SW산업 육성의지에 찬물을 키얹는 결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절박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진흥회가 국산SW 보유기업을 사업자로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사업자 선정평가시 국산SW 보유기업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 적극적인 우대조치를 시행해 줄 것을 요구한 대목에서도 진흥회의 개입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입장권 통합 전산망사업에 제안서를 낸 참여업체들의 경우 주관기관이 사업자 선정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불필요한 오해나 잡음이 없도록 사업의 특성에 걸맞는 기준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진흥회가 시스템 자체의 안정성과 전산망 구축 전반에 관한 기술성 평가와 업체의 기술력 및 운영능력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도 기준 설정의 명확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체부가 제시한 대로 입장권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은 365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영화, 공연, 경기 등의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문예진흥원은 이같은 취지에 따라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쯤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 아래 제안서를 제출한 6개 업체로부터 지난달 20일부터 21일까지 SW의 기능성 시연평가를 통해 한국컴퓨터, 한국정보통신, 지구촌문화정보 등 3개 업체가 1차 선정했다. 최종 사업자 선정이 임박해 지면서 1차 선정된 이들 3개사 중 2개 업체가 미국산과 캐나다산 SW로 제안해 정부기관이 외국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물론 주관기관이 사업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연성만 갖고 외산 SW를 채택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단체나 당사자격인 국산SW 개발업체는 외산 SW를 제안한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해 이를 사전에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관계요로에 건의문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제안한 국산제품의 경우 성격이 비스한 고속버스 티켓 VAN에 사용된 유사경험이 있어 입작권 통합전산망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업체의 주장이다.

주관기관은 제품선택 이전에 먼저 전문가로 평가단을 구성해 국산SW를 제대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시스템의 안정성, 신뢰성, 운영성 등 시스템 전반에 관한 기능 평가에다 사업자의 개발 및 운영능력까지 검증해야 올바른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아무리 국산이라해도 제품에 하자가 있다면 애국심에 호소할 사안은 아닌 것이다.

주관기관은 관련단체의 건의를 받아들여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 적격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해야 할 것이다. 종합적인 평가결과로도 무리가 없다면 현재 고조되고 있는 SW산업의 진흥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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