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정체 해서 서둘러야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면서 네트워크 정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정체는 인터넷 무용론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인터넷 정체를 일으키는 요소는 여러가지이다. 우선 사용자 측면에서는 과다접속이 가장 큰 문제다. 최근의 한 조사에서 무분별한 접속이 정작 필요한 정보흐름을 가로막는 정체의 주범으로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기존 균일요금체제를 개선하고 익명성을 크게 낮추어 무분별한 사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최선이다.

일전에 월 19.95달러에 인터넷을 무제한 사용가능한 상품을 내놓은 AOL이라는 미국의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 집단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업자의 선전과는 달리 「지나치게 불편했다」는 것이 피소의 이유였다. 균일요금체제로 인한 인터넷 정체가 빚은 일대 사건이었다. 서비스업체들의 속도개선은 이제 필수조건이 된 것이다.

익명성을 낮추어 인터넷 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은 개인의 사생활침해 문제와 관련되어 있어 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익명성을 최대한 낮추려는 노력은 정체 해소뿐 아니라 불온문서 유포, 불법음란물 게재 등 다방면에 걸쳐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이다.

인터넷 서비스 내용이 달라졌다는 점도 정체의 한 원인이다. 2년전만 해도 텍스트 위주의 전송이 주류를 이루었던 인터넷 환경에 요즘은 화려한 동영상과 그래픽, 음성파일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대용량 자료물을 무작의적으로 전송하는 정크메일, 또는 스팸은 정체현상을 일으키는 심각한 원인으로 떠올랐다. 얼마전 미국의 악명 높은 스팸업체가 법의 심판을 받는 등 스팸의 폐해는 위험수준을 넘어섰다. 결국 업체들이 공동으로 자정노력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 됐다.

최근 들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푸시 기술」은 향후 가장 심각한 인터넷 정체의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만히 앉아서 필요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푸시 기술은 그만큼 정보유동량을 늘린다. 특히 가치 없는 정보들이 판을 치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푸시는 스팸의 또다른 한 모습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거세다.

최근 개최된 국제WWW회의에서는 푸시가 「인터넷 트래픽을 먹는 하마」라는 보고서가 발표돼 화제를 모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정작 네티즌의 70%가 방문하는 넷스케이프사의 웹 트래픽 비중은 13%에 그쳤지만 대표적인 푸시 서비스 업체인 포인트캐스트의 경우 12%만 방문했음에도 불구 트래픽 비중은 1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시 시장은 이제 생성단계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넷스케이프에서 푸시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웹 브라우저를 내놓게 되면 푸시 이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푸시 시장은 첫단계부터 인터넷 정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인터넷의 정체를 막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전송속도 자체를 고속화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 및 연구소에서는 인터넷 고속 전송기술을 개발해 정체를 막으려는 작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미국내 1백여 대학 및 연구소는 전송 속도를 최고 5만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인터넷Ⅱ」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기존 최고속도가 5만6천bps인데 비해 인터넷Ⅱ는 6억bps로 무려 1만배가 빠르며 조만간 24억bps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유럽 역시 각국의 연구소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 고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 전체를 하나의 멀미티디어 방송권으로 묶는 「TEN-34」청사진을 제시하고 현재 3천4백만bps의 전송속도를 장기적으로는 1억5천5백만bps까지 높일 계획이다.

세계 각국이 정보통신산업의 미래를 걸고 인터넷 정체 해소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하루빨리 대학과 기업체 연구소를 중심으로 인터넷 초고속화에 공동대처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터넷 정체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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