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공제사업본부가 6개월간의 준비작업 끝에 이달부터 업무를 개시했다. 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SW공제사업본부는 중소 SW개발업체들의 경영안정과 사업촉진을 위해 자금을 대여해주는 것을 비롯 SW업체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때 채무보증을 해주며, 용역계약에 이행보증을 해주는 등 다른 보증이나 담보없이 금융이용을 용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상품화하지 못하거나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SW개발사들에는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우리나라 SW업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개발투자 자금은 물론 운영자금의 부족이었다. 금융기관을 이용하려 해도 요구하는 담보가 없어 이용이 어려웠고 기술력 등 지적자산이 담보가 될 수 없어 중소 SW개발업체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융통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산업이 SW산업이며 그 파급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 SW산업이다.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SW산업은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이 SW산업 육성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 SW공제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담보, 무보증 형태로 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 SW공제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중소 SW업체들이 마음놓고 SW개발과 상품화에 몰두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그 성과는 기대 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SW공제사업이 성공하려면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기금규모가 너무 빈약하다는 점이다. SW공제사업본부에는 정부가 50억원, 민간에서 50억원 등 총 1백억원이 출자돼 있다. 이 자금은 이행보증사업에 30억원, 채무보증사업에 20억원, 그리고 자금대여사업에 50억원씩 각각 배정돼 집행될 예정이라는 보도다. 시작부터 큰 규모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1백억원의 자금은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현재 SW공제사업에 가입한 회사가 모두 70개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업자들이 수혜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 안된다.
SW공제본부는 기금규모를 내년에 4백억원으로 우선 확대하고 오는 2000년까지 1천억원으로 증액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계획이 달성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이고 정보통신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이에 참여해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체를 대상으로 출자를 강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기금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은 인정되나 반강제적으로 기금을 재촉하는 경우 그 부작용도 생각해봐야 한다. 기업은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나 공제사업은 성격상 출자사들에 이익을 배당하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공익성이 강한 게 사실이다. 출자사들이 일정 지분율에 의거해 배당을 요구한다면 순수 공제기관으로서의 의미가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번째는 공제사업이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규정에만 너무 얽매인다면 점차 SW개발사들이 이를 외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SW산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운영규정을 손질해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는 공제사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수혜자들인 SW업체들이 이를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아껴줘야 한다. 이 제도를 악용하는 소수의 기업들이 있다면 이로 인해 다수의 선의의 이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으며 이는 제도 자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달부터 새로 사업을 시작한 공제사업이 활성화되어 우리나라 SW산업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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