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체들에 올해 겨울은 무척이나 춥게 느껴질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PC 판매부진이 올해 내내 계속된데다 연중 최대성수기인 겨울방학 및 연말연시를 앞두고도 PC수요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하기만 하면 무섭게 팔려나가던 지난해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질 만도 하다.
PC업계는 이로 인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 판매를 어떻게 마감하느냐 보다 내년도 새해계획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내년도 경기도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PC업계를 더욱 움츠리게 하고 있다. 이는 PC업계가 올해와 같은 모습으로 내년을 맞을 경우 올해보다 더 힘든 상황을 겪게 되고 이는 PC산업이 또 한차례 위기국면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PC업계는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침체된 PC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자사의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새로운 PC수요를 창출하고 대기수요를 실수요자로 끌어들여 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올 한해 PC업계가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취했던 마케팅 정책은 경쟁적인 할인판매 행사가 대부분이었다. 지나친 할인판매는 오히려 소비자들을 대기수요로 전환시켰다는 것을 PC업계는 올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PC업계는 내년에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 개발 및 출시에 박차를 가해야만 할 것이다. 올 추계 컴덱스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휴대형PC(HPC)와 네트워크컴퓨터 등이 속속 출시될 경우 시장확대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초보자들도 컴퓨터를 쉽게 작동할 수 있는 이지컴퓨팅 기술도 계속 연구개발되고 도입돼야 할 것이다.
시장확대 노력과 더불어 PC업계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수익구조의 개선이다. 그동안 PC업계는 외형 늘리기에 급급해 현재 수익구조는 최악의 상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같은 과거의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수익성이 좋지 않은 분야는 과감히 포기하고 그대신 특화된 상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것만이 우리의 PC산업 국제경쟁력을 되살리는 유일한 길로 여겨진다. 예컨대 채산성이 없는 데스크톱PC에 대해서는 해외생산을 추진해 경쟁력을 살려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국내에서는 노트북PC나 PC서버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영업 및 개발력을 집중시키는 것도 좋은 대안으로 여겨진다.
국내시장에 안주하기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우리 업계가 해야 할 일이다. 국산 PC는 올 한해 동안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국내 대표적인 업체들이 부품 및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수출 중심에서 탈피해 완제품 및 자가상표 수출확대를 적극 모색해 왔고 일부 업체들은 상당한 성과를 거둔것으로 기억한다. 이는 국산PC가 과거와 달리 해외에서 성가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PC업계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수출 기반을 확충해 국산 PC 수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PC업계는 이를 기반으로 경영구조를 개선하고 나아가 국산 PC의 국제경쟁력도 높여야만 할 것이다.
국산 PC가 경쟁력을 잃은 사양제품이 아니라 우리 정보산업을 이끌어갈 미래의 핵심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국내 PC업계 스스로 올해의 아픔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장을 약속하는 내년을 맞이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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