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I산업 육성방안 시급하다

정보처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시스템 통합(SI)산업이 국가의 기간산업의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개발, 유지보수 및 교육, 인력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SI산업은 9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3조2천7백억원대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4조5천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SI산업이 정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35.6%에서 올해는42.2%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I산업이 이제 확고한 기간산업의 하나로자리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SI산업의 경쟁력은 외국의 전문업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전문인력의 부족과 컨설팅 기법의 미비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내년 본격적인 시장개발을 앞두고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같은 취약한 기반 때문이다.

국내 SI산업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대기업이나 그룹사의 전산인력을통합, 전문회사로 이름만 바꿔 시작한 것이 국내 SI산업이다. 당연히 그룹사물량에 의존하다 보니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이 부족했다. 현재 국내SI업체의 그룹내 물량 의존도가 80∼90%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해외 전문 SI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히 추진되고있어 자칫 국내시장을 송두리째 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벌써부터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현재 시스템 컨설팅에서부터 시작하여 설치 및 운용, 유지보수, 교육 등의 라이프 사이클을 통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크게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국내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방법론이 없으며 특히 기획에서 마스터플랜 작성, 컨설팅 등의 전반부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SI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다. 이 중에서도 기술인력 확보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외국의 컨설턴트 1인을 고용할 경우 체재비를 포함해 연간 6억원 가까이나 소요된다고한다.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핵심부문을 외국에 의존해서는 경쟁력이 살아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의 프로젝트에 대학인력을 적극 활용해 살아있는 교육을 실현하는 한편 사내 기술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전문 교육기관을 확충하며 분야별 자격제도를 세분화해 운용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업계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SI 요소기술 확보도시급하다. 민간에서는 요소기술을 정립하고 전략적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정부도 효율적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 요소기술 습득을 위한 공공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대기업­중소기업간 컨소시엄을 결성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여러 분야가 얽혀 있는 SI사업 특성상 중소기업체들이 MIS, GIS, CIM 등에모두 접근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행 사업자를 분야별로 전문화, 세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행 SI사업 신고기준을 개선하여성질별, 대상별로 사업을 분류하고 사업분야별로 주력 업종을 신고토록 유도해야 한다.

SI사업 대가 산정기준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SI사업에 대한 적정가격을 마련하는 것은 업체의 확대 재생산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하루빨리 국내 실정에 맞는 SI사업 대가 기준을 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개발촉진법」을 개정해 대가 산정기준 제정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노임단가의 현실화와 정부 구매제도의 개선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SI는 특히 부동산이 부족한 업태다. 인적 재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대출시 어쩔 수 없이 담보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 금융상의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 조세금융 지원제도의 개선은특히 국내 SI업체들이 아직 초기단계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시장 개방에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원이 시급한 부문이다. 최근 한국시스템통합연구조합이 매출액의 10%를 유지보수 준비금으로 적립할 것을 내용으로 발표한 유지보수 준비금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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