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오늘부터 방송위성을 통한 디지털 송수신 체계의 위송방송 시험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에 따라 우리의 방송산업도 바야흐르 위성시대를 맞게 됐다.
KBS는 내년 9∼10월께로 예정된 본방송 때까지 1채널은 프로그램 시험채널로, 2채널은 기술시험 채널로 각각 배정해 하루 7시간과 19시간을 방송함으로써 최첨단 디지털 위성방송시대를 열게 된다. KBS는 이 기간동안 고선명TV(HDTV) 수준의 화질에다 16대9 비율의 방송화면에 걸맞는 프로그램 및 연출기법을 개발하고 수신자 반응, 사회적 반향조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KBS의 디지털위성방송은 아직 시험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위성방송이 가진 잠재적인 힘과 특성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 방송산업의구조개편 계기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 방송산업을 주도해온 「지상파 방송」과 지난해 3월 본방송에나선 「케이블TV」와 함께 디지털 위성방송은 삼각체제를 형성함으로써 앞으로 우리의 방송환경에 엄청한 변화를 수반할 게 확실하다.
우선 이번 KBS의 디지털 위성방송 시험서비스는 우선 우리나라에서도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매체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변화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이제까지의 방송은 전파의 희소성이 강조된 일방향적인 지상파 방송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위성방송은 이 지상파독점구조를 와해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방송」 「케이블TV」 「위성방송」이라는 방송산업의 삼각체제는 매체간의 경쟁은 물론이고 프로그램의 질적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취미, 개성 또는 정보욕구에맞춰 채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위성방송의 시작은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다채널시대를맞게 됐음을 의미한다. 최첨단 영상기술인 MPEG2 기술을 사용하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많은 채널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술발전 속도에 따라서는 채널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미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상용화하고 있는 디지털 위성방송은 1백개이상의 채널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같은 위성방송의 디지털화는 「지상파방송」 「케이블TV」에까지 채택돼 앞으로 방송환경이 다채널시대로 연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디지털 위성방송서비스가 가져다 줄 또 다른 변화는 개인통신부문을중심으로 진전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방송의 위치가 한층 더 높아질것이라는 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와 개인통신이 조만간 방송을압도할 것으로 예견됐었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기술과 이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은 이러한 전망을 일축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디지털 위성방송은 곧 국경없는 방송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문화를 실어나르는 전파월경을 차단하겠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더 이상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따라 우리의 방송시장 개방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이다. 더구나 아시아지역은 세계방송시장의 황금어장으로 부상했고 이에 따라 머독등 세계의 주요 미디어재벌들이중국·일본을 겨냥한 위성방송을 준비중이다.
이처럼 디지털 위성방송이 초래할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무궁화위성을이용한 이번 KBS의 디지털 위성방송시험 서비스는 첫 출발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수까지 기대했던 가전업체들은 위성방송 수신TV와컨버터를 개발해 놓고도 KBS의 시험서비스 부진과 규격 미확정에 따른 수요불발로 판매를 꺼리는 기현상마저 야기되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에 대한 KBS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방송법의 입법지연으로 사업자선정이 불투명한 우리의 현실이다. 갖가지 요인들로 인해 디지털 위성방송은오는 98년 이후에나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만큼 국가간 국경없는 전쟁에서 우리가 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시아권의 총성없는 위성방송 경쟁은 이미 막이 올랐다. 이같은 전쟁의 최일선에있는 방송사업자뿐 아니라 각 정당과 정책부서의 전향적인 마인드 및 태도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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