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네트의 환경정화

인터네트의 대중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인터네트의 관문인 브라우저의 한글화가 이뤄짐에 따라 종전엔 영어에 능숙한 사람 등 특정인의 전유물같이느껴지던 인터네트의 사용자층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인터네트를 통한 상거래를 가능케 하기 위해 전자화폐 지원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인터네트를 이용한 종합정보시스템인인트라네트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송분야에서도 인터네트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에서는시청자와 방송국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TV인 양방향 TV기능까지도 인터네트가 흡수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네트의 세계 컴퓨터통신망 장악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네트의 긍정적인 측면만 거의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것같아 안타깝다. 인터네트는 부정적인 영향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요즘들어 인터네트의 웬만한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실제로 백화점이나 서점가에 들어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3차원 그래픽 환경으로풍부한 내용을 제공해 준다. 인터네트의 보급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선 미국에서 이의 규제에 대해 열띤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네트는 개방돼 있다. 인터네트에 담겨 있는 내용물이 모두 생활에 유용한, 건전하고 발전적인 정보라면 이를 규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내용중에는 성인들조차도 낯뜨거워하는 장면의 음란물이나, 사실과 다른 왜곡된정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청소년들이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이러한 가상의 섹스마트에 들어간다면 성에 대한 아노미현상에 빠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3월초 1만2천여개 학교를 인터네트로 연결했다. 관련학교와 지역공동체,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공급업체, 주정부 및 연방정부가 공동으로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네트데이96"프로젝트로 인터네트를 구축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네트데이로 인해 인터네트와 함께 꿈나무들이 성장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긍정적인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바보상자를 어린이에게 안겨줄 가능성 때문이다. 즉 인터네트에는수많은 정보들이 들어 있지만 그 정보가 곧 교육에 필요한 지식은 아니라는것이다. 이는 현재의 인터네트가 아직 일부 지식층의 전유물에 불과한 단계에 머물러 있어 어린이들이 배우면서 즐길 수 있는 사이트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사례이다.

이 밖에도 사회적 역작용은 아니지만 영어 위주의 인터네트 환경도 문제다.

웬만큼 영어교육을 받은 사람도 인터네트의 외국 사이트에 들어가 정보를해석하기가 어렵다. 한글화한 브라우저가 나와 있긴 하지만 국내 네티즌들이외국의 홈페이지에서 획득한 정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인터네트의 언어적.문화적 장벽은 기업들의 홍보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네트의 유용성이 이러한 사회적 역기능과 가치있는 정보부족등몇 가지 단면으로 인해 평가절하돼서는 안된다. 인터네트는 사회적으로나경제적으로 대세를 형성하며 정보화흐름을 확산시켜주고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공급사들뿐만 아니라 관련단체및정부, 그리고 여론은 인터네트의 올바른 사용을 통해 건전한 정보화사회의도래를 유도해야만 한다.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 정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타 개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터네트를 추종토록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인터네트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갈 것이다. 인터네트가 어디까지 발전할지또 그 파급효과가 얼마나 커질지 현단계에서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인터네트에 양질의 정보를 올리게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면 사회적인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