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세대 반도체" 개발 서둘러야

세계 반도체수급의 지표라 할 수 있는 미국 반도체시장의 BB율(출하액대수주액 비율)이 지난 1월부터 계속 내려가고 있다. 1월의 BB율이 호황과불황의 분기점인 1.00보다 낮은 0.92를 기록한 데 이어 2월에는 그보다도 0.

02포인트나 더 떨어진 0.90을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의 공급과잉을 의미하는것으로 세계 반도체경기의 불황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국내업계를 긴장시키고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4M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의 가격이 하락하고주요 수요처인 미국의 대형 컴퓨터 업체들이 재고를 정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날이 갈수록 장기적인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견해가 기울어지고 있다. 지난해하반기부터 미.일.대만을 비롯한 각국 반도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설비를증설.증산한데다 컴퓨터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D램의 가격하락세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들어, 이른바 실리콘주기가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사도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의 신장률이 지금까지나온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반도체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특히 일본 반도체업체들이4MD램과 같이 이익률이 낮아지는 제품은 생산을 축소하는 반면, 미래 전망이 밝은 제품의 개발 및 설비에 대해서는 전례없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있어 크게 주목된다.

최근들어 4MD램가격이 1천엔 이하로 까지 떨어지자 후지쯔.히타치제작소.NEC를 비롯한 일본의 5대 반도체업체들이 4MD램 생산을 올해 안에 40%가량 줄이는 한편, 16MD램은 현재의 약 2배로 증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아래 히타치가 향후 5년간 반도체.LCD를 중심으로 한 각 부문생산설비에 1조2천5백억엔을 투자하는가 하면 후지쯔는 올해부터 3년에 걸쳐반도체부문에만 7천억엔을 투자, 16MD램 및 64MD램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후지쯔는 4MD램 생산라인을 16MD용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NEC.고마쓰.가와사키 등을 포함한 다른 업체들도 16MD램을 중심으로 생산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를 포함한 반도체관련 10개사는 지난달 12인치 웨이퍼용 제조장비 및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새로 설립된회사는 오는 2000년까지 3백50억엔을 투자해 99년이후에 실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12인치 웨이퍼 관련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차차세대 반도체인 16인치 웨이퍼개발을 위해 산.

관이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4GD램 이상급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16인치 웨이퍼는 막대한 개발비가 소요돼 개별업체가 단독으로 부담하는 것은 무리여서업체들이 개발비용을 분담하는 동시에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업체들의 장기적인 반도체산업 전략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NEC.

도시바.미쓰비시전기 등은 미국의 IBM.모토롤러사와 오는 2004년께 실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4GD램 이상급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미세가공기술개발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한편, X선 마스크 등의 사양을 표준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들 양국업체가 미래 반도체 제조기술을 표준화하려는 것은G급이 되면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소요되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1GD램을개발하려면 적어도 10억달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본업체들의 이같은 활발한 움직임은 무엇보다도 21세기 반도체산업을 주도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후발국가들과의 기술격차를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세계 반도체경기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일본업계의장기전략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개발과함께 국내업체간의 협력체제 강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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