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바른 "정보화" 방향

정보화는 이제 국가 제1의 정책으로 자리잡을 만큼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정책이 산업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정보화의 경우 산업은 물론 교육.국민계몽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와 연계돼 운영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이다.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는 각 분야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정보화가가능하며, 어느 한 분야가 소홀히 다루어질 경우 전체적인 효율을 기대하기어려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정보화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공업진흥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보산업은 지난해에4백17억달러의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3백94억달러에 달하는 수출실적을 거두는등 총 8백11억달러의 생산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2000년에는 연평균 11.6%의 성장을 지속, 1천5백억달러의 생산실적을보이며 세계 3위권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관련산업을 한눈에 조감할 수 있는 종합경기전망지수(BSI)에서도 국내정보산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국내 정보산업 종합경기전망지수는 119로 지난해의 성장속도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PC는 122로 국가경제에서 절대비중을 점유하고있는 반도체를 앞지를 전망이다.

외형적으로 우리나라의 정보화는 분명 선진대열에 서 있음을 입증하는 수치다. 하지만 산업적인 측면을 벗어나 우리나라의 정보화실태를 살펴보면 정보화를 이루는 연결고리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알 수 있다.

93년도 한국의 정보화수준을 100으로 하여 조사한 정보화지표(95년 기준)가연결고리의 취약함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정보화의 근간을 이루는 정보설비의 경우 우리나라가 123인 반면 미국은 166, 일본 148 등으로 선진국과 큰차이가 나고 있다.

정보화의 인식을 가늠하는 정보이용 분야에서는 더욱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는데, 우리나라가 153인 데 비해 미국은 3337, 일본은 2493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보화의 문제점은 수치적으로 나타난 정보화지표에만 국한된 것은아니다. 향후 정보화의 초석으로 작용할 학교 정보화교육의 실태는 심각성을더해준다.

지난해말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에 보급된 컴퓨터는 35만대 정도로 이 중 70%가 386기종 이하의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50% 이상이 XT나AT기종으로 자판연습이나 가능한 셈이다. 이같은 초등학교의 기형적인 컴퓨터 보유현상은 교육용 컴퓨터 보급정책이 94년도에 본격화했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된 94년 말에는 이미 컴퓨터기종이 486급으로선회했으며 정부가 당시 강하게 제기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종변경을단행했다면 지금과 같은 부작용은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한결같은 주장이다.

교육방법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펜티엄급에서도 전송속도로 불편함을 느끼는 인터네트를 각급 학교로 확산해 가르치겠다는 운동이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각계 유명인사가 앞다투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XT와 AT급 PC가 주류를 이루는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인터네트에 접속하고 학교 홈페이지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없다.

이론으로 배우고 가정에 보유하고 있는 펜티엄으로 실습을 한다면 가능한일일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 연평균 12억달러 정도를 각급 학교의 정보통신교육에 할애해온미국정부는 금년도에는 20억달러로 대폭 인상, 의회에 요청해 놓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정보통신교육에 대한 관심은 업계에서 더욱 강해 AT&T사의 경우지난 94년부터 총 27억달러를 초.중등학교에 투자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교육 관련 예산은 총 1백10억원으로, 대부분이PC구입과 교사의 교육에 치중돼 있는 실정이다.

정보화는 분명 정부의 강한 의욕이나 개인의 관심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총체적인 과제다.

국가와 사회.개인이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각각의 임무를 다할 때 올바른정보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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