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VD와 특허료

국내 가전업체들이 차세대 영상 기록매체로 불리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의 상용화를 앞두고 특허료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다.

DVD와 관련한 원천기술은 일본의 도시바와 마쓰시타, 네덜란드의 필립스등이 대부분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가 국내업체들에게제품 상용화를 앞두고 특허료 문제를 제기할 경우 별다른 대책이 없다. 그렇다고 높은 특허료를 지불하면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면하지 못해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더욱 1년여간의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DVD의 규격통일에 합의한 소니와 도시바 그룹에 참여했던 필립스와 소비.도시바 등 9개 업체는 지난해말DVD특허관리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이 회사가 세계 50여개국 이상과특허료 문제를 협의해 일괄 징수한 후 이를 9개사가 특허비율에 따라 배분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들 업체중 필립스는 4백30여건의 CD특허를 갖고 있어특허료 수입만 연간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DVD와 CD는 읽기방식등 기본구조에서 유사점이 많아 국내업체들은 외국업체의 특허료 공세를 피하기가 어렵다.

DVD는 지난 10여년간 가전시장을 주도해온 VCR 대체상품으로, 오는97년에 4백만~5백만대를 시작으로 2000년대는 연간 1억2천만대를 형성하고시장규모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처럼 시장전망이 밝아도 가격이 비싸거나 기술이 앞서지 못하면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힘들다.

국내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DVD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대우전자와현대전자는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4년 50억원을 투입해 세계 3번째로 제품을 개발한 이후지난해 9월 60억원을 투입해 광픽업용 DVD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오는 9월부터 제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DVD플레이어와 영화 타이틀 3종을 지난해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부터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부도 산.학.연 등과 함께 오는 2000년까지 총 1천2백억원을 투입해 2백70분짜리 영화를 녹화 또는 재생할 수 있는 10G급 DVD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도시바나 마쓰시타 등이 이달 말께 특허료와 관련한 사업설명회를 열고공식으로 특허료문제를 제기할 방침이지만, 국내업체들은 마땅한 대응방안이없다.

현재 국내업체들이 VCR와 캠코더 등에서 지불하는 특허료가 생산원가의4~5%선에 달한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CD 및 광픽업장치와 신호변조기술등에 대한 특허료 부담이 생산원가의 5%선인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에러수정 기술과 디스크 양면 접착 등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료를 포함할 경우 DVD의 특허료는 최소한 10%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기술을 가진 외국업체들이 국내업체가 제품생산을 본격화할 시점에서특허료를 요구할 경우 시장형성 초기부터 상당한 추가비용 부담을 안게 되고자칫 잘못하면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이 가능한 한 빨리 DVD와 관련한 자체기술을 개발해많은 특허를 출원해야 한다. 만약 이 일을 소홀히 하면 국내업체들은 특허료부담에서 계속 벗어날 수 없다.

다음은 특허료에 관해서는 국내업체간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독자적으로 특허료 협상에 나섰다가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한 원가절감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내업체들은 특허료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세계 가전시장에서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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