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스리랑카 의료기기 차관사업 물의

메디슨.세인전자.중외메디칼 등 중소 의료기기 업체로 구성된 전자의료기 기산업협의회가 1천만달러 규모의 스리랑카 의료기기 대외경제협력기금(EDC F)사업의 공급권 획득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대기업인 코오롱상사가 뒤늦게가세 EDCF 지원물량을 공급하겠다고 나서자 중소 의료기기업체들이 이에강력하게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들은 정부 및 타 대기업의 경우 중소 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코오롱상사가 기본적인 상도의마저 무시한 채 중소기업과 경쟁하겠다고 나선 것을 비판하는 한편 회원 사간 결속을 다지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가 코오롱상사의 뒤늦은 EDCF 사업 참여를 문제삼는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우리나라 정부와 스리랑카 정부를 상대로 사전 정지작업에서부터 최종 계약단계 바로 전까지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 빠르면 내년 1~2월 안에 구체적인 결실을 맺게 된 상황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던 코오롱상사가 뒤늦게 가세한다는 것은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라 하더라도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는 "애당초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은아니지만 삼성물산 등 타 대기업 종합상사의 경우 스리랑카 EDCF 사업을 초기단계에서부터 알고 있었어도 조직 및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도와주는등 협조자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코오롱상사의 대조적인 행동에 불만을표시하고 있다.

둘째는 의료기기 제조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코오롱상사가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연구개발.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의료기기산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 업체간 경쟁을 부추겨 금액은 1천만달러로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보다 많은 장비가 들어가게 되는 등 출혈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국내 의료기기산업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손실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코오롱상사는 종합상사이기때문에 의료기기에 관한 전문성이 떨어져품목선정에서부터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코오롱상사가 작성한 의료기기 리스트에는 신생기업인 S사의 유방 암진단기를 비롯、 객관적으로 품질검증이 되지않은 제품과 외국산까지 일부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셋째는 코오롱상사가 협의회 회원사들을 개별 접촉、 수출단가가 EDCF 사업보다 훨씬 낮은 일반상품 수출건으로 장비를 확보해 이를 스리랑카 EDCF 사업으로 전환함은 물론、 장비리스트 등 협의회가 입찰에 사용할 각종 자료 를확보하는 등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측면 때문이다.

특히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는 올초 메디슨.세인전자.중외메디칼 등 8개 의료기기 업체들로 스리랑카 EDCF 컨소시엄을 구성、 주관사로 메디슨을 선정하고 각종 협상.장비리스트 선정.물량배분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바있어 이같은 사태는 코오롱상사가 협의회를 이간하려는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관련, 코오롱상사는 "대기업이 중소 업체들의 밥그릇마저 뺏으려 한다 는 비판적 시각에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EDCF와 같은대규모 사업은 업체간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결정돼야 할 것"이란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스리랑카 EDCF 사업에서 손을 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하고 있다.

이처럼 코오롱상사가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은 현재 스리랑카에 이어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에서도 EDCF를 통한 의료기기 수출작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이번 스리랑카의 의료기기 공급권을 획득할 경우 향후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오롱상사는 또 이 회사의 현지 대리점인 G.T.C사 사장이 의료기기 도입 의주무부서인 스리랑카 보건부장관과 혈연관계라는 점을 적극 활용할 경우나름대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렇지만 스리랑카 EDCF의 의료기기 공급권은 한국수출입은행의 심사보고 서를 토대로 재경원 및 국무회의의 승인단계에서 코오롱상사가 자진 철회하지않는 이상 스리랑카의 현지 입찰에서나 공식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효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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