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동호회가 새로운 여론주도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천리안 하 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에 가입되어 있는 동호회 회원은 중복가입자를 포함 해 약 90만명. 이중 2개이상의 동호회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이 70% 이상 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숫자다. 또 이들의 대부분은PC통신활동에 적극적인 "참여파"들이다.
동호회의 회원수가 증가하고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동호회원들의 사회적 영향력도 높아지고 있다.
PC통신의 영향력을 가장 실감할 수 있는 분야는 컴퓨터관련 분야. 용산상 가에서 상점을 경영하고 있는 박근영씨는 "제품을 취급하기 전에 통신동호회 원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한다"며 "회원들이 어떤 제품에 관심이 많고어떤 제품에 좋은 점수를 주고 있는지 하는 정보들이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PC통신동호회원들은 정보화사회의 일선에 서 있는 만큼 누구보다 컴퓨터관 련제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특히 OS동호회.하드웨어동호회 등 컴퓨터관련 동호회 회원들은 특정제품에 대해 매우 분석적이고 전문적인 리뷰를 해 올리기도 한다. 이같은 의견은 다른 회원들이 제품을 구입하거나 사용하는 데 길잡이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개의 PC통신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신일용씨(27)는 신문.잡지광고는제품의 장점만을 강조하지만 동호회 회원들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용해 본 소감이나 느낀 점을 글로 올리기 때문에 많이 참고하게 된다"고 말한다. 컴퓨터관련 분야 외에도 PC통신 동호인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제품이나 유행하는 패션이 히트를 치는 경우는 많다.
동호회원의 "오피니언 리더"역할은 단순히 구매.취미활동 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 학술 동호회에서는 여러 형태의 모임을 통해 회원들의 여론을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이 회원들의 대부분이 앞으로 우리사회를 주도해나갈 20 30대여서 정당이나 사회 단체들에서는 이같은 동호회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보이고 있다.
한 정당관계자는 "신문이나 방송보다 국민들의 생각을 더 쉽게 읽을 수 있는곳이 PC통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동호회들이 여론주도층으로서의 역할을 키워나가자 이들을 상업적 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특정 제품의 긍정적인 리뷰를 부탁 한다거나 협찬 등을 통해 동호회원들에게 환심을 사려하는 것 등이다. 심지 어는 시숍 등 운영진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불미스런 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 천리안의 동호회관리를 담당하는 최정은씨는 "시숍이 특정회사를 광고한다거나 하는 일은 회원들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문제들은 대부분 동호 회의 자정노력을 통해 해결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아직도 개인아이디를 가장해 동호회에서 특정업체를 비방하거나 극단적인 선동을 하는 예가 적지 않다는 게 통신관계자의 말이다. 한 동호회 관계자는 "통신동호회가 사회여론을 이끌 수 있는 것은 특유의 순수함과 진지함 때문이다"며 "이같은 특성을 지켜나갈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참여하는동호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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