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로 돕고 경쟁하는 지혜

첨단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시장과 수요창출을 위해 경쟁기업끼리 제품기획 부터 개발、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서로 돕는、 이른바 "윈윈(WIN-WI N)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경쟁관계인 기업이더라도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경쟁기업은 물론 자신까지 어려움을 겪거나 도태해 버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영상소프트웨어 등 첨단업종 분야에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양자 모두 이기자"는 윈윈전략이다.

이 전략은 군사용어에서 비롯한 것으로 80년대말부터 등장한 전략적 제휴 에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가 기업들끼리 각자 필요한 부분을공유하는 데 그치는 것이었다면、 윈윈전략은 경쟁업체끼리 경쟁관계는 그대 로두면서 서로 손을 잡고 새로운 시장 및 수요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이 전략은 이미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 D)의 표준규격에 대한 각사간의 공동대응사례에서 잘 나타나듯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세계적으로 "소니 방식"과 "도시바 방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는 DVD 표준규격의 채택을 둘러싸고 이전에 경쟁기업이었던 네덜란드 필 립스사가 "소니진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일본 마쓰시타전기와 히타치를포함해 미국 타임워너、 한국의 삼성전자와 SKC 등이 "도시바진영"에 각각 가세하고 있다.

국내업계에서는 올초 삼성전자가 2백56MD램 공동개발을 위해 경쟁관계인 일본 NEC와 협력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와 일본 후지쯔간의 액정화면 표시장치(LCD)분야 협력관계 구축도 윈윈전략의 사례로 꼽힌다.

이외에도 LG전자와 미오라클사간의 주문형 비디오(VOD) 공동개발、 현대전 자와 후지쯔간의 차세대D램 공동개발 등도 이같은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최근 신영상매체인 비디오CD분야에서도 경쟁관계에 있는 LG미디어와 삼성 전자나이세스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국내 비디오CD타이틀 시장 이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윈윈전략 을 도입、 비디오CD타이틀 대여사업에서 공동전략을 펼치기로 한것이다. 그 일환으로 두 회사는 기존의 비디오숍을 통해 비디오CD타이틀의 대여사 업을 공동으로 벌이기로 하고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스타맥스"를 유통업체로 지정、 비디오CD타이틀을 1년동안 공급키로 했다. 두 회사는 비디오CD대여업소에 대해 비디오CD타이틀 할인 및 진열대 무료공급과 비디오CDP 장기 무이자 할부공급 등 다양한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최근들어 첨단산업분야에서 기업들은 첨예한 경쟁관계에 있는 데에도불구하고 공동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다른 경쟁업체보다 우월적 지위를 확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윈윈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이들 기업은 서로의 기술을 결합해 다른 업체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제품을 개발、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한 후 서로의 마케팅능력과 디자인 솜씨로 다시 시장쟁탈전을 벌이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한동안 관심의 대상이 됐던 전략적 제휴가 개별기업끼리 서로 필요한 부분을공유해 상대회사를 이기는 데에만 주력했다고 하면 이같은 전략은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끼리 서로 도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도반도체 LCD、 고선명TV(HDTV)、 영상소프트웨어、 항공 등 첨단산업분야에 서 국내기업과 해외기업간에 한층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LG미디어와 삼성전자나이세스 두 경쟁기업의 비디오CD타이틀 대여 공동사업 역시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해 소비자들 곁으로 한발 다가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숨막힐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기업들은 여러분야에서 서로 도우며 경쟁하는 지혜를 배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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