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판기 전시회" 포기해선 안된다

어쩌면 그렇게 구태의연한가. 국내 처음으로 자판기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한한국종합전시장 KOEX 의 태도가 그렇다는 말이다. KOEX가 오는 10월 30일부 터 11월2일까지 3일동안 KOEX본관에서 개최하기로한 "서울 국제 자동판매기 쇼"는 여러가지로 뜻 깊은 행사다.

자판기는 이미 우리의 생활 깊숙히 파고 들었다. 모닝커피 한잔을 마시는 데도 자판기 힘을 빌린다. 간단한 요기나 점심 한끼쯤을 컵라면으로 때울때도자판기는 항상 가까이 있다. 자판기는 이제 음식뿐만 아니라 담배、 토큰、 속옷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면서 현대인의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 자판기가 이처럼 다양해지고 보급이 증가하는 것은 자판기가 갖고 있는 장점때문이다.

바로인간의 단순노동을 대신 맡아주는 점이 그것이다. 그러면서도 관리하기 가 어렵지 않다. 설치해두고 내용물만 채우거나 음식물의 경우 위생에 신경 을 쓰면 된다.

이에따라 국내 자판기 판매도 그동안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급신장을 거듭했다. 자판기 사업에 관심을 두는 업체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자판기 기술 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자판기는 이제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자판기 전시회는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한국전자전 을 비롯한 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등이 벌써 오랜 역사를 지니며 오늘날 세계적인 규모의 전시회로 발돋움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시회는 관련된 제품을 일반인에게 알릴 뿐만 아니라 관련업계의 기술 공유의 장으로서도 그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된 상태이다. 자판기분야만 보더라도최근 자판기 등장 1백주년을 맞아 영국에서 열렸던 "AVEX 95"는 전세계 언론의 관심을 집중 시켰다. 또 일본의 경우도 자판기 전시회가 큰 성공을 거두고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KOEX가 국내 처음으로 자판기 전문전시회 개최를 자임하고 나선데 대해선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이번 전시회에 참여해야할 자판 기 업체들 중 상당수가 전시회 개최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데 있다. 이중 상당수는 참여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가전시회 개최는 한해 전에 계획을 발표해야 기업체에서 예산을 책정하는 등 참가계획을 세울 수 있으나 이번 전시회개최발표는 그렇지가 못했다.

KOEX측이 자판기 업체들과 사전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협의를 했어야 했다. KOEX측은 지난 93년부터 자판기 전시회 개최를 시도했다고 하나 뒤늦게개최결정을 한데도 자판기 업계를 설득하는 작업도 미진했다. 전시회를 불과5개월 남겨둔 지금에 와서 전시회 계획을 밝힌 것은 자판기 업체들이 참여하려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말라는 통고에 그친 인상이다. 자판기 전시회는 전시품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 일반 관람객에게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에 못지않게 전시회에 참여하는 주체는 자판기 업체니 만큼 주최측인 KOEX는 자판기 업체들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전시회를 개최 할테니 무조건 참여하라"는 식의 발상은 이제는 버릴때가 됐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은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가 자판기 전시회 개최 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자판기 산업이 불안정하고 신모델도 적어 당분간 전시회를 유보하는 것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일리있는 견해 이다. 초창기의 전시회는 대부분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자판기 전시회가 자판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취지에서 열린다면 과정의 잘못이나 다른 이유는 불문하고 적극 도와 주어야 한다. 자판기 업체들 이 KOEX와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지 않았고, 또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전시회 참가를 포기한다면 모처럼 열리게 되는 자판기 전시회는 뜻이 반감될 것이다. 그것은 곧 자판기 산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을 수 도 있다는점에서 자판기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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